치솟는 원두값, 입맛 쓴 커피전문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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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원두값, 입맛 쓴 커피전문점들
  • 김은정 기자
  • 승인 2024.09.05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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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 / 아이클릭아트
자료사진 / 아이클릭아트

지구온난화로 인한 산지 이상기후로 커피 주재료인 원두값이 상승하고 생크림 등 유제품 수급이 불안정해지면서 커피전문점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이 시름하고 있다.

4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지난 8월 저가 커피에 주로 사용되는 로부스타 원두의 평균 t당 가격은 4383달러52센트로 전년 동월(2636달러74센트) 대비 40% 상승했다. 대형 커피전문점에서 사용되는 아라비카 원두의 평균 가격도 t당 5340달러20센트로 지난해 같은기간(3418달러23센트)보다 36%가량 올랐다.

국제 원두값 상승은 세계 최대 로부스타 생산국인 베트남의 이상기후로 인한 작황 부진에 의해 발생했다. 지난해 베트남에서 발생한 가뭄으로 로부스타 원두의 재고량이 크게 감소한 탓이다.

울산 남구에서 10년째 커피전문점을 운영 중인 최성도씨는 한해 전보다 크게 오른 원재룟값에 한숨을 내쉬었다. 최씨는 볶은 원두를 납품받아 사용하는데 올해 생두값이 크게 오르면서 원두 가격이 전년대비 60% 이상 상승한 것이다. 이와 함께 우윳값도 도매가 기준 1ℓ 한팩이 지난해 9월 1900원에서 최근 2500원까지 인상됐다.

그는 “원재룟값이 올랐다고, 커피전문점이 과포화된 상권에서 함부로 음료가격을 올릴 수 없어 고민이 크다”면서 “여기에 배달 수수료 등 부대비용까지 오르니 소규모 카페를 운영하는 입장에서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

여기에다 올여름 극한의 폭염이 장기간 이어지면서 커피와 함께 빵을 만들어 판매하는 커피전문점 점주들은 생크림 등 유제품의 공급에 차질이 발생해 이중고를 겪었다.

실제로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생크림을 구하기 위해 온종일 휴대전화만 붙잡고 있다” “마트 5군데를 돌아서 생크림을 겨우 4개 구했다”는 글들이 줄지어 게시되기도 했다.

이 때문에 해마다 지속 증가세를 보이던 커피전문점 창업은 최근 수년간 지속 증가세를 보이다 올들어 감소세로 돌아섰다.

중소벤처기업부 ‘2024년 상반기 창업기업 동향’에 따르면 연도별 상반기 기준 커피전문점 창업증감률은 2019년 19.4%, 2020년 6.9%, 2021년 13.2%, 2022년 8.4% 등 증가세를 이어왔다. 이후 지난해 상반기 1.0%로 증감률이 뚝 떨어졌고, 올들어서는 -16.1%를 기록해 큰폭으로 감소했다.

팬데믹 시기 소규모·1인 영업이 활발해지면서 커피전문점 창업이 증가한 이후 점포간 경쟁이 심화한 것이 창업 감소세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또 창업 이후 6개월을 버티지 못하고 양도하거나 폐업하는 사례도 크게 늘었다는 설명이다.

울산 외식업중앙회 관계자는 “커피전문점은 워낙 진입이 쉬운 업종이라 경쟁이 이미 심해질 대로 심해진 상태다”면서 “그 때문에 원자재값이 오르더라도 소비자가를 쉽게 올릴 수 없고, 최근 고물가에 소비 침체까지 더해지며 월매출이 감소한 지역 업체들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김은정기자 k2129173@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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