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소방영웅]이수현 동부소방서 남성의용소방대장, “전문적 소방교육 힘써 대원 자질향상 앞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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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소방영웅]이수현 동부소방서 남성의용소방대장, “전문적 소방교육 힘써 대원 자질향상 앞장”
  • 오상민 기자
  • 승인 2024.09.10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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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수현 동부소방서 남성의용소방대장
“의용소방대를 그만두게 되더라도 불러만 주신다면 언제든지 출동하겠습니다.”

관할 지역 주민들로 구성된 민간 봉사 단체로 화재 진압, 구조, 구급 등의 소방관의 업무를 수행하거나 보조하는 역할을 하는 영웅들이 있다. 바로 의용소방대다. 대부분 의용소방대에 입문하게 되면 지역을 위해 헌신한다는 사명감으로 10~20년 등 장기 복무를 하는 경우가 많다. 21년 동안 울산 동부소방서 남성의용소방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베테랑 이수현(사진) 남성의용소방대장을 만나 보이지 않는 곳에서 희생하고 있는 의용소방대의 역할과 필요성에 대해 들어봤다.

이수현 대장은 동부소방서와 가까운 동구 방어동에서 식당을 운영하면서 소방관들이 출동하고 복귀하는 등의 일상적인 모습을 접할 기회가 많았다. 무더운 날씨 속에도 화재 현장에 출동해 화재를 진압하는 그들을 볼 때마다 ‘소방’이란 것이 아무리 직업이라도 사명감 없이는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해 소방에 대한 경외감을 느끼고 있었다. 그러던 중 2003년 12월 당시 남성의용소방 대장을 맡고 있던 지인의 권유로 동부소방서 의용소방대에 입대하면서 소방과 인연이 21년 동안 이어져 왔다.

이후 이 대장은 서무반장, 총무부장, 부대장을 거치면서 소방 업무 보조 단체의 중요성과 체계적인 보조 활동의 필요성을 깨달았다. 이에 이 대장은 응급처치나 구조에 필요한 자격증을 하나씩 취득해 나갔다. 2019년 9월에는 의용소방대원의 자질 향상 및 역량 강화에 이바지하기 위해 의용소방대장직을 수락했다.

대장에 임명되자마자 동구에서 큰 사고가 발생했다. 2019년 9월28일 염포선박부두에서 발생한 스톨트 그로이란드호 폭발 사고가 그것이다. 당시 염포부두에 정박 중이던 석유제품 운반선에 불이 나면서 큰 폭발이 일어났다. 수리를 위해 정박 중이던 이 배에서 난 불이 곧이어 바로 옆에 정박해 있던 21명(필리핀인 15명·인도인 5명·미얀마인 1명)이 승선 중이던 싱가포르 국적 선박 유조선 바우달리안 호에 옮겨붙는 큰 화재였다. 이 불은 화재 발생 18시간 30여 분 뒤인 29일 오전 5시25분에서야 완전 진압됐다.

이 대장은 “당시 9월 말이었지만 꽤 더웠던 것으로 기억한다. 아침 일찍부터 현장에 출동해 소방차에 필요한 거품 약재를 이송하는 역할을 하고 있었다”며 “갑작스러운 폭발에 손발이 떨렸다. 의용소방대는 단순히 보조하는 역할을 해도 그런 위압감을 느꼈는데 현장에 투입된 소방관, 해경들은 얼마나 살 떨렸을지는 감히 상상조차 안된다. 그들의 노고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회상했다.

동부소방서 의용소방대는 소방관들의 화재, 구조 등을 보조하는 역할도 하고 있지만, 매월 둘째 주 토요일마다 대왕암공원에서 소중한 생명을 살리는 심폐소생술 홍보 활동과 연 1회 일반인 심폐소생술 경연대회를 개최하면서 CPR의 중요성과 질적 향상을 적극적으로 도모하는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현재 이 대장은 동구생활안전체험센터장직도 역임하면서 지진, 소화기 사용법, 화재 발생 시 대피 요령, 완강기 사용법, 심폐소생술 교육, 자동심장충격기 사용 교육의 책임자 역할도 병행하고 있다.

이 대장은 “시민들이 행사에 참여해 구조 요법 등을 배우는 모습을 보면 뿌듯하다”면서 “가끔 다른 지역 의용소방대원이 수고한다고 음료수를 주고가기도 한다”고 웃었다.

이 대장은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해 국민포장을 수여받았다. 국민포장은 국민의 복리증진에 기여한 공적이 뚜렷한 사람에게 수여하는 포장을 말한다.

이수현 동부소방서 남성의용대장은 “3월19일은 의용소방대의 날이다. 제복을 입은 대원들이 자부심을 가지고 활동할 수 있도록 노하우나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면서 “대원 자질 향상을 위해 지속적인 소방 훈련과 심폐소생술, 생활안전강사 등 전문적인 교육을 통해 위기 상황 시 대처 능력을 향상시켜 지역 주민과 함께하는 의용소방대가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어 “나이가 들어 체력이 떨어져 의소대를 그만두더라도 언제든지 필요로 하면 달려오겠다”고 덧붙였다. 오상민기자 sm5@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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