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추석 대목 맞은 언양알프스시장 가보니...너무 비싼 채솟값…시장골목 꽉 차도 실속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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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추석 대목 맞은 언양알프스시장 가보니...너무 비싼 채솟값…시장골목 꽉 차도 실속 없어
  • 김은정 기자
  • 승인 2024.09.13 00: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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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석을 앞둔 12일 장이 열린 울산 울주군 언양알프스시장을 찾은 시민들이 제수용품을 고르고 있다. 김경우기자 woo@ksilbo.co.kr
“명절이라 시장에 나오긴 했지만, 채솟값이 너무 올라 장보기 겁나네요.”

12일 찾은 울산 울주군 언양알프스시장은 오전부터 발 디딜 틈 없이 장을 보러 나온 사람들로 붐볐지만, 정작 손에 든 장바구니가 텅 빈 모습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명절을 앞두고 각종 채소와 과일 등 신선식품 수요가 크게 늘지만, 올해 긴 폭염으로 전반적인 농산물 가격이 급등하며 소비자들이 장을 보러 나오고도 구입을 망설이는 모습이었다.

특히 폭염으로 배추, 쪽파 등의 채소가 물량이 감소하며 값이 많이 올랐다.

이날 언양알프스시장의 배추 한포기는 8000원에서 9000원 사이에 거래됐다. 이날 채소 좌판을 벌인 한 상인은 “지난해 한단에 1만3000원에 판매했던 쪽파가 올해는 1만5000원~1만8000원으로 값이 올랐다”며 “배추도 지난해 7000원 선에서 올해 8000원 선으로 올랐고, 올해 유난히 작황이 나쁜 시금치는 두배 가까이 올랐다”고 말했다. 한 해 만에 채소 값이 20%이상 오른 셈이다.

또 다른 상인 B씨는 “날씨가 더워져 채소 물량이 없으니 자연히 도매가가 올랐다”면서 “수급 불안정으로 어딜 가든 채솟값이 20~30% 가까이 올라와 있는 상태라 판매하는 입장에서도 걱정이 많다”고 말했다.

이날 남편과 함께 명절을 준비하러 온 이영주씨는 “채솟값이 이게 맞나 싶을 정도로 비싸다”며 “값이 너무 올라 나물도 최대한 줄이고 파전은 부추전으로 대체하려 한다”며 혀를 내둘렀다.

폭염으로 국내산 채솟값이 크게 오르자, 시장 곳곳에는 국산 대비 크기가 크고 저렴한 중국산 당근·시금치 등이 매대를 채웠다.

차례상에 오르는 대표 품목인 대추와 밤은 상황이 더 심각했다. 지난해 냉해의 여파로 물량이 감소하면서 대추와 밤을 판매하는 점포도 손에 꼽을 만큼 적었고, 값도 터무니없이 비싸 소비자들은 흥정만 하다 돌아서기 일쑤였다.

반면, 과일은 수확철을 맞아 햇과일이 대거 출하되면서 지난해 추석보다 값이 내렸다. 이날 언양 전통시장에서 판매 중인 제수용 배와 사과는 개당 5000원 선에 판매됐다.

이런 와중에 정부가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온누리상품권 환급 행사를 진행했지만, 일부 점포에서 영수증 발행을 해주지 않아 소비자들의 빈축을 샀다. 한 소비자는 “환급 행사 전단을 보고 오랜만에 전통시장에 들러 명절 국거리용 소고기와 갈비를 샀다. 명절 상차림에 쓸 채소나 과일도 함께 구매하고 싶은데 노점은 영수증 발급이 안 되는 곳이 많아 아쉽다”고 말했다. 김은정기자 k2129173@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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