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역사 호계시장, 변화vs전통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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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역사 호계시장, 변화vs전통 갈등
  • 오상민 기자
  • 승인 2024.10.18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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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 북구 호계시장에 현대식 푸드라운지 건물이 신축이 예정됐지만, 100년의 역사에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사업이 삐걱되고 있다. 사진은 호계시장 전경.
울산 북구가 농소1동 도시재생사업의 일환으로 현대식 푸드라운지 건물인 ‘호라카이펍’을 신축하는 것과 관련, 100년 역사를 자랑하는 호계시장과 어울리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사업에 제동이 걸렸다.

17일 북구에 따르면, 지난해 국토교통부 도시재생 지역특화 사업 공모에 북구 호계동이 선정됐다. 북구는 총 사업비 334억원을 투입, 오는 2027년까지 ‘다시 떠나는 100년 재생, 철철 넘쳐 또 호계’라는 주제로 농소1동에 도시재생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와 관련, 농소1동의 세부 사업 중 하나인 호계시장 일원 구유지 내 현대식 건물인 호라카이펍을 신축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당초 북구는 19억원을 들여 건축면적 186㎡ 3층 높이의 건물을 신축하기로 했다. 올해로 3회째를 맞은 ‘호라카이 야시장’에 많은 청년들과 주민들이 방문했지만, 공간이 협소하다는 등의 문제가 발견되자 건물 신축을 통해 상설 공간 등을 마련하고 시장이 열리지 않는 날 청년이 상시로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을 만든다는 복안이었다.

호계시장은 1920년대 일제강점기에 호계동에서 1일, 6일에 열리는 5일장으로 시작됐다. 1934년 <울산읍지>와 1937년 <흥려승람>에 게재되는 등 1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유서 깊은 곳이다.

이선경 북구의원은 “100년 전통의 호계시장 한복판에 현대식 푸드라운지를 조성한다면 호계시장의 존재감을 잃게 만들 것”이라면서 “전통을 살리면서도 현대적 편의성을 갖추는 리모델링 방향을 생각해야 한다. 또 북구의 특산품을 활용한 새로운 메뉴를 개발하는 등 옛것과 새것이 조화를 이루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이 사업이 좌초되면 이미 진행한 관련 용역들을 다시 진행해야 해 이미 투입된 예산 낭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북구는 도시재생 사업이 2027년까지 진행된다는 점을 감안해 일단 호라카이펍 신축 사업은 장기검토안으로 보류하기로 했다.

북구 관계자는 “도시재생사업으로 지원받은 국비 특성상 시장 자체를 리모델링하는 용도로는 사용할 수 없다”며 “올해 말까지 호계시장 상인회와 주민 의견수렴 과정 등을 거쳐 호라카이펍 신축 사업의 방향성을 확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오상민기자 sm5@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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