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경찰청은 범죄단체조직,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통신사기피해환급법) 위반 혐의로 조직원 23명을 검거하고 모집책 겸 콜센터 관리자 30대 A씨 등 18명을 구속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해 8월부터 올해 6월까지 투자리딩방(투자 추천 대화방)과 로맨스스캠(연애 빙자 사기) 등의 수법으로 60여 명으로부터 65억원 상당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이들이 속한 조직은 캄보디아에 있는 카지노 건물을 통째로 사들여 대포폰과 대포통장 등을 완비한 콜센터와 숙소를 마련했다.
이곳에서 조직원들은 총책, 부총책, 관리책, 상담원 모집책, 상담원 등으로 역할을 분담해 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각종 데이트 앱을 이용, 자산이 많은 40대 이상 남성을 주요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 상담원은 해외동포 여성 등을 사칭해 범행 대상을 선정·유인하는 역할을 맡았다.
상담원들은 피해자들에게 주식이나 암호화폐 등에 투자를 권유한 뒤 투자금 명목으로 돈을 받아 챙겼다. 또 투자에 관심이 없는 피해자들에게는 몸캠 피싱을 통해 돈을 뜯어내기도 했다.
검거된 조직원들은 20~40대로, 20대 초중반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모집책들은 국내에서 지인을 대상으로 상담원 역할을 할 조직원을 모집해 캄보디아로 출국시킨 것으로 조사됐다. 또 모자란 인원은 현지에서 모집했다.
개인 활동을 제한하는 생활 규칙으로 조직원들 간 규율을 강조해 현지 경찰 단속과 국제 공조 수사망을 피해 갔다. 경찰은 다각적인 수사를 통해 23명을 서울 등 국내 각지에서 검거했다.
경찰은 이들이 사용한 130여 개 계좌를 분석해 피해금이 어디로 흘러갔는지를 수사하고 있다. 또 수뇌급 조직원 6명을 인터폴 적색수배를 통해 추적하고 있다.
울산경찰청 관계자는 “투자리딩방 등 범죄 조직은 해외에서 범행하는 사례가 많고 납치, 감금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다수 발생하고 있어 해외 취업은 주의해야 한다”며 “조직에 연루된다면 신속히 현지 대사관에 도움을 요청해 달라”고 강조했다.
박재권기자 jaekwon@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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