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열린 반려동물 추모의 밤 ‘너를 기억하며’ “조건없는 사랑 알려준 너를 잊지 않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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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열린 반려동물 추모의 밤 ‘너를 기억하며’ “조건없는 사랑 알려준 너를 잊지 않을게”
  • 권지혜 기자
  • 승인 2024.11.04 00: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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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일 울산 남구 달동문화공원에서 열린 반려동물 추모의 밤 행사에서 김다경씨가 반려견 추모수기를 발표하고 있다.
“이별하고 많이 힘들었는데 이 행사를 통해 반려동물을 건강히 떠나보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울산시수의사회, 영남수의컨퍼런스, 울산시임상수의사회가 주최·주관한 반려동물 추모의 밤 ‘너를 기억하며’가 지난 2일 울산 남구 달동문화공원에서 열렸다. 사랑하는 반려동물과 언젠가 한 번은 겪어야하는 이별을 주제로 열린 이번 행사는 국내에서 처음 개최됐다.

오후 6시께부터 시작한 본행사에는 반려동물을 떠나보냈거나 키우고 있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행사는 반려동물을 떠나보낸 아픈 사연들을 공유하며 서로의 아픔을 위로하고, ‘펫로스 증후군’을 어떻게 극복해야하는지 등에 대해 설명하며 반려인들의 마음을 치유했다. 다소 쌀쌀한 날씨에도 시민들은 끝까지 자리에 남아 반려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위로를 전했다.

박준호 이루아 동물병원 원장이 ‘마음의 준비, 이별과 펫로스 증후군 극복’을 주제로 진행한 강연에서는 “반려동물을 떠나보냈을 때 힘든 이유는 반려동물의 무조건적인 사랑이 우울함과 외로움으로, 온전한 피부양자라는 점이 죄책감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라며 사별 후 마음의 변화와 건강한 애도의 과정에 대해 설명했다. 그러면서 펫로스 증후군을 앓고 있는 반려인들이 충분히 슬퍼하고 행복했던 모습으로 반려동물을 기억하라고 조언했다.

특히 반려동물이 살아있을 때의 즐거운 교감, 이별, 마음의 상처,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겨진 반려동물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추모수기 발표 때는 눈물을 흘리며 공감하는 시민들이 많았다.

김다경(남구 삼산동) 씨는 “아지야, 써니야 우리 가족에게 와줘서 고마워. 너희와 함께 할 수 있는 모든 시간 동안 생명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었어. 하늘나라에서는 우리가 너희들을 찾으러 갈게”라고 울먹인 뒤 “반려동물을 떠나보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줘서 감사하다. 이 시간을 통해 저도 아지, 써니와 이별하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반려인 A씨는 “18년 동안 키운 반려견(김콩)을 4개월 전에 떠나보냈다. 펫로스 증후군을 극복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해 행사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그는 “아무런 조건 없이 좋아하고 사랑해줘서 고마워”라고 메시지를 남겼다.

이 외에도 본인이 키우던 강아지가 뇌수막염 진단을 받아 직접 안락사한 수의사, 위암으로 6년 동안 키운 고양이를 떠나보낸 중년 여성 등 반려동물과 이별한 반려인들의 사연들로 추모의 열기를 더했다.

이후 강아지의 기도를 낭독하고 촛불 행진을 하며 나의 마음을 하늘로 보내는 승화의 시간이 마련됐다. 참여한 시민들은 한 마음으로 떠나간 반려동물의 행복을 기원했다.

‘쫑순이의 일기’의 저자인 김소연 수의사는 “수의사로 20년 동안 근무하며 많은 ‘아이’(반려동물)들의 죽음을 보고 또 준비하고 있다”며 “반려동물을 떠나보낸 모든 분들이 하루하루 씩씩하게 살아가며 그만 슬퍼하고 이겨냈으면 한다”고 말했다.

권지혜기자 ji1498@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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