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중공업 노사가 장기간의 파업 사태 속에 겨우 마련한 2024년 임금·단체협약 잠정 합의안이 노조 조합원 투표에서 부결됐다. 연내 타결을 위해서는 새 합의안 마련이 우선돼야 하는데, 내달 노조 대의원 선거가 열려 사실상 교섭 진행이 어렵기 때문에 교섭이 해를 넘길 가능성이 제기된다.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 8일 전체 조합원 6648명을 대상으로 찬반 투표한 결과, 투표자 6130명(투표율 92.21%) 중 3658명(59.67%)이 잠정 합의안에 반대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잠정 합의안에는 기본급 12만9000원(호봉승급분 포함) 인상, 격려금 450만원(상품권 50만원 포함) 지급, 성과금 341%(추정치) 지급, 설·추석 귀향비 20만원씩 인상 등이 담겼다.
부결된 것을 두고 노사 안팎에서는 임금이나 명절 귀향비 인상 규모 등이 조합원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투표 전 일부 현장 노동 조직에서는 호봉승급분을 포함한 실질 임금 인상 규모가 지난해 교섭 결과물보다 낮다고 주장하며 부결 운동을 하기도 했다.
노사는 지난 6월4일 상견례 이후 5개월여 만에 마련한 잠정 합의안이 부결됨에 따라 추가 교섭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내달 노조 대의원 선거가 예정돼 있어 사실상 교섭을 진행할 수 없기 때문에 연내 타결을 위해서는 서둘러 새 합의안을 도출해야 한다.
하지만 노사가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면 2차 잠정 합의안 마련을 위한 교섭이 해를 넘길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교섭이 장기화 될 경우 노사 갈등도 재점화될 전망이다.
노조는 교섭 기간 중 총 24차례 부분 파업을 강행했고, 최근에는 노사 간 집단 폭력 사태가 불거져 고소전으로 비화하는 등 갈등의 골이 깊은 상태다. 박재권기자 jaekwon@ksilbo.co.kr
저작권자 © 울산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