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울주군 한우불고기특구 재진단으로 명성 되찾아야
상태바
[기자수첩]울주군 한우불고기특구 재진단으로 명성 되찾아야
  • 정혜윤 기자
  • 승인 2024.11.12 00: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정혜윤 사회문화부 기자

언양고등학교 재학시절 친구들과 언양한우불고기축제에 다녀왔던 기억이 난다. 학교에서 멀지 않은 언양공영주차장에서 축제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기숙사 친구들과 솜사탕을 먹고 행사를 구경했다. 돈이 없어 고기를 사 먹지는 못했는데, 체육복을 입고 기웃거리는 우리를 본 손님들이 고기 몇 접시를 나눠줬던 기억도 난다. 그때 느꼈던 추억 때문일까. 올해 언양한우불고기축제 무산 소식은 더욱 아쉽게 느껴졌다. 더군다나 고교시절 찾았던 지난 2016년 언양한우불고기축제가 언양에서 열린 마지막 한우불고기축제였다는 사실도 적잖이 충격으로 다가왔다.

울주군 언양·봉계한우불고기특구는 언양지구와 봉계지구로 나뉘어 지난 2006년 특구로 지정됐다. 이후 농축산물의 경쟁력 확보 및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특구사업의 일환으로 언양과 봉계에서 격년으로 한우불고기축제가 열렸다.

축제는 지난 1999년부터 시작했지만 언양에서는 지난 2016년, 봉계에서는 지난 2017년을 마지막으로 축제 개최가 장기간 중단됐다. 돼지열병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이어졌고, 오랜 기간 축제가 중단되며 시민들의 아쉬움도 커졌다.

이런 와중에 지난해 봉계에서는 6년 만에 봉계한우불고기축제추진위의 준비 아래 성황리에 축제가 열렸다. 하지만 언양에서는 올해 축제 무산으로 8년째 축제가 열리지 않고 있다. 격년으로 열리는 점을 고려하면, 내후년에 언양에서 축제가 열리면 10년 만의 축제인 셈이다.

그러나 10년 만인 내후년에도 언양에서 한우불고기축제가 제대로 열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올해 언양축제추진위는 앞서 축제 일정과 장소를 확정했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이를 취소했다. 최종적으로 “축제를 추진하려 했지만 일정이 맞지 않아 취소했다”는 이유를 밝혔지만 내부에서 추진에 어떤 어려움을 겪었는지는 여전히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위치, 장소 선정 과정에서 내부 협의가 길어지고, 축제를 꼭 개최하지 않아도 영업이나 홍보에 문제가 없어 큰 추진 의지가 없다는 소문까지 들려온다. 전통을 가진 지역 대표 먹거리행사가 수년째 주춤하다 올해도 결국 흐지부지 되다 보니 이제는 행정 차원에서 원인을 진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울주군은 지난 2011년과 2022년 두 차례에 걸쳐 ‘한우불고기특구 활성화 용역’을 진행했지만 여전히 큰 움직임은 없는 상황이다. 이러는 동안 내부 불협화음은 물론 더 나아가 불고기특구 지정 해제가 우려되는 현재의 상황이 더욱 안타깝다.

이제는 행정과 민간이 함께 나서 지난 2006년 전국 첫 한우불고기특구로 지정됐던 당시 지역의 명성을 되찾기를, 울산 시민들에게도 과거 추억을 다시 불러올 수 있는 축제가 성황리에 개최되기를 바라본다. 정혜윤 사회문화부 기자 hy040430@ksilbo.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대형 개발로 울산 해양관광 재도약 모색
  • [산업수도 울산, 사통팔달 물류도시로 도약하자]꽉 막힌 물류에 숨통을
  • KTX역세권 복합특화단지, 보상절차·도로 조성 본격화
  • 신입공채 돌연 중단…투자 외 지출 줄이고…생산직 권고사직…허리띠 졸라매는 울산 석유화학업계
  • 아마존·SK, 7조규모 AI데이터센터 울산에
  • 울산, 75세이상 버스 무료 교통카드 발급 순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