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치료제 ‘위고비’ 열풍…처방 남발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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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치료제 ‘위고비’ 열풍…처방 남발 지적
  • 정혜윤 기자
  • 승인 2024.11.25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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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하시는 대로 해드립니다. 용량만 말씀하세요.”

울산에도 지난달 국내 출시된 비만치료제 ‘위고비’ 열풍이 부는 가운데, 무분별한 비대면 처방으로 오남용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22일 비대면진료 앱으로 직접 비만치료제 ‘위고비’를 처방받기 위해 진료를 신청하자, 의사와 통화한 지 1분도 되지 않아 처방전을 받을 수 있었다.

키, 몸무게, 체질량지수(BMI)를 묻지도 않았다. 전화를 받자마자 위고비 용량 설명 후 몇 달 분을 원하는지 묻고, 원하는 대로 처방해주겠다고 말했다.

0.25㎎, 한 달 분을 요청하자 알레르기 여부를 물은 뒤 약을 사면 설명서를 꼭 읽어보란 말과 함께 처방전이 발급됐다.

이렇게 온라인으로 받은 처방전을 인근 약국에 들고 가 보여주기만 하면 저체중이든, 학생이든 누구나 위고비를 처방받을 수 있는 것이다.

지난달 15일 국내 정식 출시된 비만치료제 ‘위고비’는 BMI 30 이상인 성인 비만 환자나 체질량지수 27~30이면서 복수의 체중 관련 동반 질환이 있는 성인 비만 환자에게 처방되는 전문의약품이다.

그러나 일반인들에게도 ‘다이어트약’으로 인기를 끌면서 SNS 등 곳곳에서 위고비 구매 방법, 사용 후기 등이 게재되고 있다.

실제 울산 지역 커뮤니티에서도 ‘위고비 내돈내산 사용 후기’가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결혼을 앞두거나 취업 전, 여행 가기 전 단기간에 살을 빼는 목적으로 사용하는 사람들이 대다수다.

최소 금액이 한 달분 40만원 상당의 고가의 제품인만큼, 위고비 최저가 판매 약국 정보를 공유하는 글에는 댓글이 130개 이상 달리기도 했다.

그러나 환자 상태와 무관하게 사용할 경우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실제 식품의약품안전처 설명에 따르면 위고비는 허가 범위 내로 사용해도 두통, 구토, 설사, 모발 손실, 급성췌장염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위고비의 무분별한 비대면 처방이 이뤄지자 보건복지부는 지난 15일 위고비 처방 시 충분한 진료 등을 당부하는 공문을 각 병원에 발송했다.

보건복지부는 현재 위고비 온라인 불법 판매를 단속하고, 위고비를 비대면 진료 처방 금지 의약품으로 지정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정혜윤기자 hy040430@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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