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1~22일 남구 옥동 137-3 일원. 공사 마무리 단계를 알리듯 작업자들이 각종 도로 지시선을 그리고 있다. 인도에는 보행등으로 보이는 조형물이 설치돼 있고, 각종 공사용 물품이 적치돼 있다. 인도 진출입로에는 점자블록이 설치돼 있지만, 막상 시각장애인들이 걸어가는 인도에는 점자블록이 설치돼 있지 않다. 반면 한 블록 떨어진 아파트 인근 인도에는 점자블록이 설치돼 있어 대비된다.
시각장애인 A씨는 “점자블록, 볼라드 등이 규정대로 설치되지 않는 일이 부지기수다. 법적으로 권고에 그치면서 예산을 이유로 설치하지 않는 일이 다반사다”며 “사회적 약자에 대한 태도가 그 사회 성숙의 척도인데, 행정은 사업의 디테일보다 완성을 우선시해 아쉽다”고 토로했다.
24일 남구에 따르면 울산대공원 정문 인근에 진행되는 도로 공사는 ‘안심이음길 조성사업’이다. 11억1400만원을 들여 지역 주민들의 보행권 확보로 거주 환경을 개선하고 친환경 보행로 조성으로 지역 경관을 개선하는 게 목적이다. 지난 1월 착공해 이달 중 준공 예정이다.
울산대공원 정문 회전교차로에서부터 한신휴플러스 사거리 방향으로 이어지는 200m 구간과 대공원현대아파트 후문 방향으로 이어지는 260m 구간에 걸쳐 진행된다.
이 과정에서 남구는 ‘장애인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에 따라 도로 또는 교통시설을 연결하는 인도 진출입 부분에만 점자블록을 설치했다. 시각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는 포함돼 있지 않은 것이다.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지만, 민원 등으로 추가 공사 이뤄질 경우 기존 도로를 뜯는 게 불가피한 상황이다.
남구 관계자는 “인도 진출입로에 점자블록을 설치해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다”면서 “장소 특성 등에 대한 고려가 부족했던 것 같다. 점자블록 추가 설치에 대해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신동섭기자 shingiz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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