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방암은 우리나라 여성들에게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암 중 하나로, 매년 약 2만명의 환자가 진단을 받고 있다. 유방암은 재발률이 높아 장기간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며, 이는 여성들에게 심리적·신체적으로 큰 부담을 준다. 특히 40대 이하 젊은층의 유방암 발생률이 서구에 비해 높아 젊은층도 안심할 수 없다. 보람병원 외과 전문의 임라주 부원장과 유방암의 원인과 치료법, 예방법 등에 대해 알아본다.
◇올해 신규환자 3만665명 추정
한국유방암학회가 최근 국가암등록사업자료를 분석한 결과, 유방암은 한국인 여성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암종으로 ‘연령표준화 발생률’이 2021년 기준 연간 10만명당 68.6명으로 집계됐다. 연평균 유방암 발생률은 2007년까지 6.8%씩 증가 추세를 보이다가 그 이후에는 증가 폭이 4.6%로 다소 둔화했다.
학회는 이대로라면 올해 3만665명(여 3만536명, 남 129명)의 유방암 신규 환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국내 여성암 발생의 21.8%(1위)를 차지하는 수치다.
연령대별 유방암 발생률을 보면 2021년 기준 40대 유방암 환자 수는 8589명으로 전 연령대를 통틀어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는 50대 8447명, 60대 5978명, 70대 2611명, 30대 2096명 순이었다.
유방암 진단 중간 나이는 2000년 46.9세에서 2010년 이후 50세 이상으로 지속해서 높아졌고, 2021년에는 53.4세로 집계됐다. 20년만에 6.5세가 높아진 셈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인구 고령화 추세 속에 폐경 후 유방암 환자 수가 늘고 있음을 보여준다.
유방암 발생 증가 원인은 여러가지에 기인하고 있다. 임라주 보람병원 부원장은 “확실히 규명하긴 어렵지만 서구화된 식생활(고지방, 고칼로리)과 이로 인한 비만이 클 것으로 생각된다”며 “또한 늦은 결혼과 출산율 저하, 수유 감소, 이른 초경과 늦은 폐경 등으로 인한 에스트로겐 노출 기간의 증가 등도 요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함께 국민의 건강에 대한 관심 증가와 더불어 초음파 보편적 사용 등 진단 기술의 발전, 검진의 활성화로 인해 암 발견 빈도가 높아진 점도 꼽힌다.
임 부원장은 “폐경전 여성 유방암의 비율이 낮은 서구에 비해 한국에서는 40대 젊은 환자의 발생률이 높은데 이는 서구의 2배 이상 높은 수치”라며 “20~30대 젊은층의 유방암 발병률도 15% 이상으로 높은 편이어서 치밀유방(실질조직 양은 많은 데 비해 지방조직의 양은 적은 경우)이 대부분인 한국에서는 젊은 나이대부터 보다 더 적극적으로 유방 검진을 시작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비만 등 ‘젊은 유방암’ 불러
유방에서 만져지는 혹의 90% 정도는 양성 종양이지만, 드물게는 오랜 시간이 지난 후 암으로 발전할 위험성을 가진 증식성 유방 병변도 있다. 특히 양성 종양이라 할지라도 가족력이 있는 경우 암의 발생 가능성은 높아진다. 이에 따라 만져지는 유방의 혹이 있을 경우 유방외과 전문의의 진찰 및 영상 검사가 필수적이다.
유방암의 치료는 발생 연령, 병기, 병리학적 특성, 환자의 전신과 심리상태 등을 고려해 수술, 방사선 치료, 항암화학요법, 내분비 치료, 표적 치료 등 적절한 치료법을 적용하게 된다.
임 부원장은 “최근 70% 이상이 유방 전절제(유두, 유륜, 피부를 포함해 유방 전체를 제거하는 수술 방법)를 하지 않고 유방 보존술로 치료하고 있어 대부분의 환자가 자신의 유방을 보존할 수 있다”며 “전절제를 받더라도 유방보형물 삽입을 통한 재건술에 보험 적용이 확대돼 ‘유방을 살릴 수 없다’는 심리적 타격을 줄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유방암 발생 원인이 명확하게 규명된 상태는 아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완전한 예방법을 제시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유방암 위험도를 증가시킨다고 알려진 위험인자를 피하는 생활습관이 어느정도 발병을 예방할 수 있기 때문에 생활습관 개선이 필요하다.
유방암을 발생시킨다고 알려진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의 노출기간이 늘어나면 유방암이 발병할 확률이 증가하므로 늦은 초경, 이른 폐경, 다출산, 젊은 나이의 임신, 모유수유 등은 위험성을 줄이는 예방인자로 알려져 있다.
임 부원장은 “비만은 특히나 폐경 후 여성의 유방암 위험도를 증가시킨다. 폐경 여성의 에스트로겐은 지방조직에서 만들어지므로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운동과 같은 신체적 활동도 다른 암을 비롯한 유방암, 특히 폐경 후 유방암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유방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이상체중을 유지하는 것은 물론 총 칼로리중 지방은 30%이하로 섭취해야 하며 동물성 지방, 고칼로리, 과도한 음주를 피해야 한다”며 “또한 지방이 적고 섬유질이 많은 식품인 발효 우유, 과일, 야채, 콩 단백질을 많이 섭취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