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시교육청이 향후 5년간 약 6000가구가 들어설 울주군 서사지구의 교육여건을 개선하고자 기존 남구 소재 고등학교 이전 카드를 꺼내들었으나, 해당 학교와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히며 난항을 겪고 있다.
10일 본보 취재를 종합하면, 울산시교육청은 최근 남구 무거고등학교를 이전해서 재배치하는 작업에 돌입했다.
이는 무거지역의 일반고 적정규모 육성과 서사지구의 일반고 신설을 위해 추진하고 있다고 시교육청은 설명했다.
하지만 무거고 재학생과 학부모들은 물론 교직원, 인근 지역주민들까지 이를 반대하고 있다.
학교측은 지역의 교육여건 개선을 위해 고교 이전 필요성은 공감하나, 학생과 학부모 등의 민원이 부담스러운 입장이다.
무엇보다 무거고가 기존 위치에서 새로운 부지로 이전한다면 폐교로 인식될 수 있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또 이전 예정 부지인 서사지구 일대의 주변 환경이 열악해 학생들의 피해가 염려된다는 게 교직원들의 입장이다.
학교운영위원회도 이전 시 새로운 학생 유치가 어려울 것이고, 전보에 따른 교직원들의 불만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같은 의견은 시교육청이 지난 9월부터 10월까지 두 달간 실시한 설명회 자리에서 분출된 바 있다.
시교육청은 우선 무거고 이전에 관한 지역사회의 공감대 형성부터 나선다는 계획이다. 조만간 남구 5개 중학교(문수, 무거, 옥현, 삼호, 장검)·웅촌중학교 학부모와 예비학부모 대상으로 관련 설명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앞서 시교육청은 울산다운2 공공주택지구 주택건설사업계획에 따라 1만2456가구 입주가 예고되면서 고교 분산배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특히 6077가구가 들어설 1구역의 경우 학생이 대규모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고등학교 신설이 필수적인 것으로 분석됐다. 1~3구역 통틀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고등학생 수가 661명인데, 1구역이 372명으로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상황이다.
학교 신설이 안되면 이 지역 학생들은 인근 다운고나 거리가 더 떨어진 학교를 다닐 수밖에 없다. 다만 학교 신설은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에 서사지구 고등학교 설립을 위해 2029년 3월 개교를 목표로 무거고 이전 계획을 세웠다. 2027년부터 2028년까지 무거고의 신입생을 배정하지 않다가 재학생이 모두 졸업한 후 학교를 이전하겠다는 복안이다. 이전에 따라 교명이 변경될 지라도 학적·동창회 기수 등은 승계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범서읍 지역의 과대학급·과밀학교 문제도 해소될 것으로 시교육청은 기대하고 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무거고 이전을 통해 지역 균형발전을 도모하고, 서사지구의 교육여건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다예기자 ties@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