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미소 천사 이수연 양 ‘효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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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미소 천사 이수연 양 ‘효심’
  • 경상일보
  • 승인 2024.12.16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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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걸수 수필가

1년 전 쯤 그날, 많은 사람들의 눈물샘을 자극했을 것이다. TV 트롯경연 프로그램에 출연한 미소 천사 이수연 양의 이야기다. 대중들에게 모습을 드러내는 날 초승달 같은 눈, 살며시 다문 입술, 베래모에 길게 닿은 머리, 검정색 부츠를 신고 무대 뒤편에서 방긋이 나타났다. 배 띄워라~며 길게 한 곡조 뿜어내더니 차분하면서도 당당하게 이수연이라고 인사했다. 이년 전 일곱 살 여름쯤에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자막이 떴다. 수연 양은 아버지 생각에 깊게 잠기는 듯 하드니 이어서 “조각배에 실려 가는 초승달을 보면…”은 하며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노래가 끝나는 시점 목 놓아 그 이름 ‘아버지’를 부를 땐, 절규에 가까웠다. 무대 마스터들은 물론 방청객들도 분위기에 완전히 압도되어 눈물을 닦는 모습들이 여기저기 화면에 비쳤다. 필자 역시 수연 양과 필자 부친 생각에 한동안 멍했다. 아홉 살 나이에 저렇게까지 심금을 울릴 수 있을까. MC 질문에 수연 양은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 자랑하고 싶었고, 올 하트도 받고 싶었다고 했다. 아버지가 떠올랐다”며 소리 내어 손으로 눈물까지 훔쳤다.

필자는 그 후, TV나 유튜브로 수연 양 노래에 흠뻑 빠졌다. ‘어매’ 라는 노래 또한 온몸으로 어머니를 그리워하며 열창하는 것을 보고 맘이 아팠다. 아버지의 강, 할 무니, 천년 학, 엄마 아리랑, 동전 인생, 못난 놈, 내장산 등 수많은 노래로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다.

지난달 9일 KBS2 불후의 명곡에서 ‘내 이름 아시죠’를 불러 또 한 번 감동 분위기에 휩쓸렸다 미스 트롯 못지 않은 눈물의 사부곡이었다. “길 잃으면 안 돼요 꿈에 한 번 오세요. 잘 도착했다 말해요. 아빠! 나 잊지 마”라며 마무리했다. 아버지 사랑에 그리움이 북받쳐 눈물까지 흘리며 열창했다. 편안하고 안전한 저승길이 되기를 바라는 효심 가득 찬 기도의 노래였다.

나는 수연 양이 노래만 잘 불러서 격찬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감동의 눈물을 흘리면서도 흔들림 없이 열창하는 것이다. 마치 한편의 명작 뮤지컬을 보는 것 같고, 노래가 끝나면 해맑은 열 살 수연 양으로 바로 되돌아온다는 것이다.

수연 양의 노래 원동력은 아버지에 대한 강한 그리움과 겸손함 때문인 것 같다. 할아버지 할머니의 사랑을 되돌려 드려야 한다고, 자신과 약속을 수시로 다짐한다는 것이 매번 느껴진다. 수연 양은 가수, MC, 배우. 무엇을 맡겨도 능히 해낼 수 있을 것 같다.

필자는 수연 양을 존경한다. 지극한 효심은 물론, 겸손이 뭔지도 모를 나이 때 인대도 자신을 낮출 줄을 안다는 것이다. 고향을 사랑할 줄 알고 “경주의 딸”이 되고 싶다고도 했다. 가창력과 프로 정신 또한 본받아야 할 점이다.

필자에게도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이 많다. 초등학교 때 아버지가 내 오른쪽 손바닥에 붉은 관인을 찍어 주셨던 그 선몽(先夢)이 아직도 남아 있다. 고등학교 때 아버지 친구들과 바둑을 많이 두었다. 아버지 친구 분들이 한 분 한 분 돌아가시자, 울 아버지가 남들보다 조금 일찍 가셨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서야 아버지를 내 곁에서 보내 주실 수가 있었다.

지극한 효심이 성취의 원동력이라는 것을 수연 양을 통해 다시 한 번 일깨워 주었다. 성공의 이면에는 반듯이 깊은 효심이 있다는 것을. 이는 가까이 있는 국민 영웅 ‘임영웅’의 어머니와 할머니에 대한 효심이 입증 해주고 있지 않는가. 수연 양도 KBS 아침마당에서 5승 가수가 될 때, 젖 먹던 힘으로 할아버지 할머니를 기쁘게 해 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수연 양의 무궁한 발전에 큰 박수를 보낸다.

강걸수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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