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를 이틀 앞두고 열린 4·2 재·보궐선거 결과가 사실상 야권의 승리로 평가받는 것과 관련해 여야는 주권자인 국민의 목소리를 받아들이겠다고 입을 모았지만, 속내는 달랐다.
3일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이 텃밭인 전남 담양군수 재선거에서 조국혁신당에 패배한 것에 정치적 의미를 부여했고, 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선고를 앞두고 “내란 심판 민심이 반영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재보선 결과, 서울 구로구·충남 아산시·전남 담양군·경북 김천시·경남 거제시 등 5곳의 기초자치단체장 재선거에서 여당은 1곳, 야권은 4곳에서 승리했다.
여당은 2022년 지방선거에서 승리해 확보한 구로·아산·김천·거제 등 기초단체장 4곳 가운데 김천 한곳만 지켜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구로·아산·거제에서 승리했고, 조국혁신당은 담양에서 민주당을 제쳤다. 부산 교육감은 진보 진영 후보가 승리했다.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선거 결과를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국민의 목소리에 더욱 세심하게 귀를 기울이고 더욱 가열차게 변화하고 혁신하면서 국민의 마음을 얻을 때까지 모든 노력을 멈추지 않겠다”고 말했다.
신동욱 수석대변인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큰 틀에서 겸허히 받아들인다. 정국 상황으로 지도부가 유세에 참여하지 못했고, 지역일꾼을 뽑는 선거에 민심이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현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우리 당이 참패했고, 민심의 죽비를 무겁게 받아들이겠다”면서 “민주당의 아성인 전남 담양군수 선거에서 조국혁신당 후보가 민주당 후보를 제치고 당선된 것은 호남 민심조차 ‘이재명 아웃’을 선언한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에서 “재보선 결과를 보며 민심의 준엄함을 다시 한번 되새긴다”면서 “주권자 국민은 민심을 거스르고 내란을 옹호하면 심판받는다는 분명한 경고를 보여줬다”고 말했다.
박지원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진보 진영과 민주당의 전국적인 승리는 민심이 어디에 있는가를 잘 보여준 것”이라며 “헌법재판소에서도 참조하시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다만, 민주당이 ‘텃밭’인 호남의 담양군수 재선거에서 조국혁신당에 패배한 데 대해서는 자성이 필요하다는 평가도 나왔다. 전상헌기자·일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