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파른 언덕 위 오래된 빌라에 사는 효민이(가명, 14세)는 매일 학교에 가기 위해 언덕을 오르내리며 힘든 발걸음을 내딛는다. 언덕길을 오르는 것만으로도 숨이 차고 지치지만 집 안에서도 생활에 어려움이 있다.
전 집주인이 두고 간 세탁기와 냉장고를 사용하고 있지만 세탁기는 중간에 멈추는 일이 잦고 냉장고는 큰 소음으로 가족들의 잠을 깨운다. 출입문도 잘 닫히지 않아 안전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효민이네는 보증금 500만원에 월세 30만원인 빌라 1층에 살고 있다. 아버지가 택배 차량을 담보로 보증금을 마련했지만 남은 빚과 아픈 몸으로 이어가는 생계가 버겁다.
아버지는 투석 직전 단계인 신장병과 고혈압, 당뇨, 관절염 등 건강 문제에도 불구하고 식사마저 챙기지 못하며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어머니도 택배일을 같이 했지만 최근 이석증과 편두통 등으로 쓰러지면서 일을 그만두게 됐고 효민이가 집안일을 돕고 있다.
아직 서툴러 밥이 덜 익는 일도 있지만 효민이는 가족을 위해 작은 힘을 보태고 있다.
효민이는 초등학교 시절부터 춤 추는 것을 좋아했다. 최근 교내 댄스 동아리 창단에 기여하며 대회 수상도 했다. 이에 제대로 배워보기 위해 전문학원에서 상담을 받았고 소질이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자신감을 얻은 효민이는 안정적인 생활 환경이 마련된다면 댄서로서 꿈을 이어갈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집안 형편상 학원비를 지속적으로 내기 어렵고 낡은 세탁기와 냉장고 등 생활 필수 가전 교체도 필요한 상황이다.
효민이는 가파른 언덕길을 오르내리며 등교하고 집에서는 서툴지만 집안일을 하며 보탬이 되고 있다. 아픈 몸에도 불구하고 아버지는 매일 일을 이어가고 있으며 효민이는 학교와 댄스 활동 속에서 자신의 꿈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버거운 생활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는 효민이가 안정된 환경 속에서 자신의 꿈을 이어갈 수 있도록 응원이 필요하다. 권지혜기자 ji1498@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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