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안전부가 발표한 2025년 지역안전지수는 울산의 안전 행정이 어디로 향하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화재 분야에서는 5등급에서 1등급으로 수직 도약하며 전국 최고수준의 안전도시로 올라섰다. 반면 교통사고 분야에서는 불과 1년만에 2등급에서 최하위인 5등급으로 추락했다. 불길은 잡았지만, 도로 위의 위험은 방치된 셈이다. 울산은 성과와 실패가 공존하는 이 지표를 냉정하게 점검할 필요가 있다.
전국적 흐름을 보면 안전 기준 자체가 바뀌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024년 교통사고 사망자는 소폭 감소했지만, 자살과 생활안전, 감염병, 화재, 범죄 등 다른 위험 요인으로 인한 사망은 모두 증가했다. 시민이 체감하는 위험은 오히려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런 흐름 속에서 울산의 변화는 더욱 입체적이다. 울산은 대형 산업시설과 위험물질 취급업체가 밀집한 ‘움직이는 화약고’와 다름없다. 그런 환경 속에서 화재 분야 1등급을 받은 것은 우연이 아니다. 소방 인프라 확충과 예방 중심 관리, 현장 대응 체계가 실제 성과로 이어졌음을 방증한다. 자살분야도 5등급에서 2등급으로 크게 개선됐다. 지역사회가 위기에 놓인 시민을 구조할 수 있는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갖추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다.
하지만 교통사고 분야는 심각한 후퇴를 기록했다. 불과 1년만에 2등급에서 최하위인 5등급으로 추락했다. 화물차 교통사고 사망자 증가, 안전벨트 미착용 비율 등 구체적 요인도 확인됐다. 이는 산업단지와 항만을 오가는 대형 차량, 출퇴근 시간대에 집중된 통근 교통, 도심과 외곽을 잇는 구조적 동선이 누적된 결과다.
울산 5개 구·군의 안전지수에서도 성과와 과제가 공존한다. 교통사고 분야에서 울주군, 화재 분야에서 중구와 동구·북구, 범죄 분야에서 중구, 생활안전 분야에서 북구와 울주군이 1등급을 받으며, 지역단위 정책과 행정이 체감안전을 바꿀 수 있음을 보여줬다. 그러나 자살과 감염병 분야에서 중구, 범죄 분야에서 남구와 울주군이 4등급을 받은 것은 지자체 안전정책의 취약점을 드러낸다.
2025년 지역안전지수는 성과와 경고를 동시에 던진다. 이제는 도시가 사람의 삶을 얼마나 안전하게 지탱하고 있는가를 고민할 때다. 화재와 생활안전에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교통사고와 범죄, 자살, 감염병 등 전 분야에서 균형 잡힌, 실효성 있는 안전정책을 펼쳐야 한다. 지역단위의 세밀한 접근과 정부의 지원이 함께할 때, 울산은 ‘안전도시’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작권자 © 울산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