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전문가 릴레이 기고]제조 AI와 에너지 AI 결합, 울산산업 지속가능성 핵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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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전문가 릴레이 기고]제조 AI와 에너지 AI 결합, 울산산업 지속가능성 핵심
  • 경상일보
  • 승인 2026.01.14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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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준정 울산테크노파크 미래전략혁신본부장

세계 제조업의 경쟁력은 이제 더 이상 제품의 품질이나 설비 규모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생산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데이터를 확보하고, 이를 AI로 전환(AX)해 운영 효율을 높이느냐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가 됐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울산 역시 지역 산업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꾸기 위한 실질적인 기반을 구축하기 시작했다.

울산테크노파크는 중소벤처기업부의 ‘지역특화 제조데이터 활성화 사업’과 ‘지역 주도형 AI 대전환 사업’을 수행하며, 지역 제조업의 데이터·AI 기반을 구축하는데 주력했다. 두 사업은 제조 현장에서 생성되는 데이터를 지역 내에서 안전하게 저장·관리하고, AI가 학습 가능한 표준 형태로 가공하며, 이를 기반으로 현장형 AI 설루션을 기업에 적용하는 일련의 구조를 갖는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가 크다.

제조기업의 AI 도입은 생각보다 복잡하고 비용이 많이 든다. 개별 기업이 자체적으로 데이터를 수집·정제하고 AI 모델을 학습시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바로 여기에서 ‘지역주도형 AI 대전환 사업’의 가치가 드러난다. 기업의 생산성 향상, 품질예측, 설비 예지보전, 문서 자동화 등 현장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AI 설루션을 보급하고, 실제 공장에서의 실증(PoC)을 통해 기업이 AI의 효과를 직접 체감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때문이다.

이는 대기업 중심의 디지털 전환 흐름 속에서 중소·중견기업이 소외되지 않도록 하는 공공정책의 마중물 역할을 한다. 제조데이터 기반 구축은 향후 더욱 복잡해지는 글로벌 규제에 대응하는 데에도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유럽연합(EU)이 도입하는 디지털 제품여권(DPP)과 배터리 패스포트(BP)는 제품의 품질뿐 아니라 공정 전 과정의 공급망 데이터와 탄소·에너지 사용 데이터를 제출해야 수출이 가능한 제도다. 울산의 자동차·조선·배터리·에너지 산업이 이 규제의 영향권에 있는 만큼, 지역 차원의 대응 체계 없이는 중소기업은 물론 대기업도 수출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렵다.

울산이 추진해야 할 다음 단계는 명확하다.

제조데이터 기반과 AI 모델을 산업 전반으로 확산할 수 있도록 독일의 Manufacturing-X, Catena-X가 추진하는 모델과 유사한 ‘울산형 Manufacturing-X(Ulsan-AX)’를 구축하는 것이다. 이는 기업 데이터를 안전하게 보관·관리하고 필요한 범위에서만 공유·활용할 수 있게 하는 지역 단위의 데이터 주권 체계이며 글로벌 규제 대응과 제조 AI 실증·확산을 동시에 뒷받침할 생태계이기도 하다. 특히, 에너지·전력 분야의 AI 전환은 울산의 미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영역이다. 에너지 집약적 산업이 밀집한 울산은 AI 기반 전력 관리, 에너지 효율 최적화, 탄소 배출 모니터링 기술의 도입이 필수적이다. 제조 AI와 에너지 AI의 결합은 울산 산업의 지속가능성과 비용 경쟁력을 동시에 높일 핵심 전략이다.

2025년은 울산 제조업의 AI 전환을 위한 기반을 마련한 한 해였다. 2026년은 이 기반 위에서 성과를 분석하고 현장 수요에 따라 AI 적용을 확대하는 실행의 해가 될 것이다. 데이터 표준화, 현장형 AI 실증, 글로벌 규제 대응을 연계한 ‘울산형 제조 AI 전환 로드맵’을 통해 지역 산업의 미래를 준비하면 울산이 ‘산업수도’를 넘어 ‘제조 AI 수도’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이준정 울산테크노파크 미래전략혁신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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