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지마라 산다는 게 알고 보면 벼랑이다
짙푸른 저 결기를 결코 잊지 않으며
시퍼런 절벽에 산다 출가도 못하는 허공

해풍을 온몸으로 품고 살면서 가끔은 가파른 벼랑 끝에 선 자신이 몹시 지쳐 혼자 울다 휘파람으로 승화시킨다.
바다는 마음 내키는 대로 파도 팔매질에, 덮쳐대는 심술이 어제오늘이 아니다.
곰솔은 푸름을 꺾이지 않고 한결같은 낙랑장송으로 우직하게 외길을 걸어온 깊은 수행을 다 읽어낼 재간은 없지만. 보는 이는 측은해 보여 차라리 옮겨 살면 어떨까 하고 제의를 하기도 하지만.
출가出家라니! 출가出嫁도 못하는 허공이란다. 김정수 시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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