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휘청거리던 발목이 부드럽게 활강한다
여기서 사는 동안은 흔들리지 않겠다
높은 굽이 낮아졌다. 휘청휘청하던 발목을 쉬게 하려고. 가슴이 쓰렸겠다. 세상에 값없는 물건이 어디 있고, 바람 없이 흔들리는 나뭇잎이 있을까. 내려서기로 작심을 했지만, 사실 버티어 보기도 했을 터. 재나 마나 스스로 내려앉는 일은 쉽지 않은 일. 이 결정을 함부로 평가하지 마라. 땅과 가까이하는 일이 어디 쉬운 결심이랴. 아파트든, 지위든, 높아야만 직성이 풀리는 세상이 아니던가.
김정수 시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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