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수의 시조산책(72)]대나무 - 김동관
상태바
[김정수의 시조산책(72)]대나무 - 김동관
  • 경상일보
  • 승인 2020.09.09 21: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나무 - 김동관
단단히 매듭지은 뿌리가 누워있다
허공으로 뻗지 못한 그림자는 비어있고
아버지 고관절 위로 댓잎들이 쌓여간다
대나무 뿌리는 땅속 깊이 파고들지 않는다.

▲ 김정수 시조시인

늘 흙을 밀어내고 옆으로 뻗어가면서 한 해에 한 번만 불쑥불쑥 솟아오른다.

앞바람에 왕대가 곧게 자라나 위를 쳐다보며 중심을 잡아준다.

뿌리로 누워있는 시간은, 자식들이 엇나가지 않을까 아버지가 말없이 지켜보는 침묵의 시간이다.

탄력을 잃은 피부, 굵은 뼈마디가 드러난 그 자리를, 시인은 차마 마른 주름이라 말 못 하고 ‘댓잎들이 쌓여간다’고 토로한다. 김정수 시조시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서생면에 원전 더 지어주오”
  • 경상도 남자와 전라도 여자 ‘청춘 연프’ 온다
  • 울산 도시철도 혁신도시 통과노선 만든다
  • 주민 편익 vs 교통안전 확보 ‘딜레마’
  • 전서현 학생(방어진고), 또래상담 부문 장관상 영예
  • 울산HD, 오늘 태국 부리람과 5차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