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랑도 빗물처럼 흘러가는 것인가요
늘 바빠 못 오신다던 그 한 말씀 못이 박혀
한밤 중 두드리는 저 소리 혹여 당신 인가요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밤이면 시골 장터 모퉁이 소박한 식당에서 쩔쩔 끓는 순댓국을 함께 먹었던 그 사람이 그리워진다. 미끄러지듯 떠나간 뒤 그날의 여운만 남아 한 번쯤 다녀가라 연락을 하면 언제나 그럴 여유가 없다는 말 밖에. 깊은 밤 느닷없이 들리는 기척에 놀라 기다리던 사람인가 하여 얼른 문을 열면…아니! 창에 부딪치는 빗소리를 발소리로 착각하다니.
시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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