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역비는 시작단계에 들어가는 예산이다. 내년 예산에 용역비조차도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은 내년에 사업 추진이 불가능하다는 말이다. 문대통령은 지난 10월13일 주재한 제2차 한국판 뉴딜전략회의에서 지역균형뉴딜을 주창하면서 혁신도시와 도심융합특구를 거점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을 천명했다. 뉴딜은 경기침체를 극복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인 만큼 시기가 매우 중요하다. 그런데 당장 내년에 가시화해야 할 사업의 용역비 예산조차 반영하지 못한 것은 말이 안 된다. 지역균형뉴딜의 핵심 중 하나로 도심융합특구로 삼겠다는 문대통령의 말이 언제 실현이 가능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도심융합특구는 ‘판교2밸리’의 지방판이다. 판교2밸리는 현재 450개의 창업·벤처 기업들이 입주해 있고, 5년 만에 70조원의 매출을 달성해 우리나라 4차 산업의 심장이 될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토부는 이 같은 판교2밸리를 지방도시로 확장해나가겠다는 전략으로 울산을 비롯한 5대 광역시에 △최소 50만㎡ 이상의 부지확보가 용이한 도심 한복판이면서 대학이나 공공기관과 연계해 혁신성장이 가능하고 △KTX정차역 또는 지하철역과의 접근성이 좋아야 하고 △주거, 사업 등 생활여건이 이미 확보됐거나 확보 가능한 지역을 선정해달라고 조건을 제시했다.
4차산업을 선도해나갈 중요한 거점이 될 것이 확실해짐에 따라 울산지역의 각 구·군은 이미 유치경쟁에 나서고 있다. 그런데 국토부가 용역비 예산조차 확보되지 않아 사업이 좌초될 위기에 있다는 것은 지방도시를 우롱하는 행위라고 할 수밖에 없다. 다행히 국토위이면서 예결위원인 박성민(울산 중구·국민의힘) 국회의원이 “예산 심의에서 도심융합특구 용역비 예산을 확보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제조업이 아닌 4차산업시대로 접어들면서 산업의 서울 집중화가 지방소멸을 부추기고 있는 상황이다. ‘지역균형 뉴딜’을 외쳤던 문재인 대통령의 약속이 반드시 지켜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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