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월에 와서 - 최영효
저 만월 열 달의 만삭 옛 사랑 가고 만삭이더니
천지에 지천으로 그리움 만삭이려니
영월은 늘 만삭이려니 기다림도 만달이려니

편안하게 산마루를 넘어온 손톱 달, 티 하나 묻지 않는 채 살이 차오르는 상현달이 웃음을 곱게 날리며 강을 건너 성숙한 보름달은 보폭이 느려져 기우뚱거린다.
몸가짐을 바로잡아 오느라 구름은 바람을 타고 얼마나 흘러갔을까.
영월은 단종의 기다림을 끌어안은, 외롭고 눈물 많고도 목숨 껏 살고 싶은 산중이다.
낮과 밤이 수없이 바뀌고, 부풀어 오를 대로 부푼 영월의 만월. 해배(解配) 소식을 가져 올 말굽소리가 만월처럼 부풀었을. 김정수 시조시인
저작권자 © 울산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