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민들에게 롯데는 ‘양치기 소년’이나 다름없다. 강동관광단지내 리조트개발사업은 11년 전부터 공사중단과 재개를 반복해왔고, 울산시·북구와의 약속 불이행도 여러차례다. 복합환승센터 개발을 두고도 2015년 부지를 확보한 이후 6년째 뜸을 들이며 계획변경만 3차례나 하고 있다. 롯데가 창업주의 고향인 울산지역사회로부터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방법은 오로지 강동리조트와 복합환승센터 착공식을 통해서 눈앞의 현실로 증명하는 것 뿐이다.
울산시에 따르면 복합환승센터 추진 주체인 롯데울산개발 측이 최근 울산시를 방문, 실무자 회의를 열고 개발계획변경안을 이달 중으로 제출키로 했다고 한다. 이날 회의에서 제시된 MD(merchandising 상품화계획)로는 어린이스포츠 및 놀이시설을 대규모로 조성할 것으로 알려졌다. 어린이 중심의 가족동반 쇼핑 고객이 증가추세인 점을 감안해 문화·쇼핑시설 중심에서 벗어나 어린이놀이시설의 대폭 강화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분석된다. 주상복합아파트를 건립하겠다는 턱없는 주장에서 물러선 것만으로도 다행이다. 롯데울산개발은 2018년 복합환승센터 추진을 전격 중단하고는 지난해 4월 갑자기 주상복합아파트를 짓겠다고 밝혔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아직도 갈길은 멀다. 사업계획을 변경하는 절치가 꽤나 복잡하기 때문이다. 주민열람공고-중앙도시계획위원회 경관 심의-한국교통연구원 협의-국토부 복합환승센터 지정 승인-교통영향평가 및 건축위원회 심의-건축허가 등 여러 행정절차를 거치자면 1년 남짓 걸린다. 울산시는 최대한 단축하도록 협조해 오는 7월께 착공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한다. 현재 계획대로 복합환승센터가 들어서면 사실상 현재의 KTX역사가 두배 이상 커지면서 쇼핑·문화·레저활동이 가능한 복합문화시설로 거듭나게 된다. 주차난도 상당부분 해소된다. KTX역세권 핵심시설의 하나인 울산전시컨벤션센터가 내년 3월에 개관할 예정이므로 시너지를 내기 위해서라도 복합환승센터의 완공을 서두르지 않으면 안 된다. 롯데는 지난 9월 강동리조트 공사도 재개하기로 했다. 또다시 울산시민들과의 약속을 저버리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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