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산보다 잠정보류에 무게
기아 -15% 등 관련주 급락

현대차그룹은 8일 자율주행차 ‘애플카’ 생산과 관련해 애플과 협의를 하지 않고 있다고 발표했다. 지난달 8일 애플과 현대차가 협력 협의중이라는 소식이 나온 이후 치솟았던 현대차그룹 관련 주가가 급락했다. 이날 하루 현대차그룹 5사의 시가총액 13조5000억원이 증발했다.
현대차·기아는 이날 각각 공시를 통해 “다수의 기업으로부터 자율주행 전기차 관련 공동개발 협력 요청을 받고 있으나 초기 단계로 결정된 바 없다”면서 “애플과 자율주행차량 개발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전기차 등 미래차 부품을 생산하는 현대모비스도 이같은 내용으로 공시했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공시에서 애플과의 자율주행차 협의가 진행 중이 아니라는 점을 적시했다. 현대차·기아가 애플과 협의를 진행했으나, 협상이 일시 중단된 것으로 해석된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기아와 애플이 당장 자율주행차 생산 협의를 중단하더라도 추후 ‘애플카’ 생산에 대한 논의가 재개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협상 무산보다는 잠정 보류 의견에 무게를 두고 있다.
현대차와 애플이 각각 자체적인 자율주행기술을 개발 중이기 때문에 자율주행이 아닌 전기차 부문에서만 협력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업계에선 애초 애플과의 협의는 전동화 핵심 기술과 생산은 현대차가, 자율주행과 커넥티드 시스템 등 소프트웨어 기술은 애플이 맡는 방향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블룸버그통신은 5일(현지시간) 관련 정보를 비밀에 부쳐왔던 애플이 전기차 관련 논의 소식이 알려진 것에 반발해 현대차·기아와의 논의를 중단했다고 보도했다.
애플카 쇼크에 현대차(-6.21%)를 비롯해 기아(-14.98%), 현대모비스(-8.65%), 현대위아(-11.90%), 현대글로비스(-9.50%) 현대차그룹 관련주가 동반 급락, 개인 투자자들이 상당한 손실을 입은 것으로 추정된다.
현대차그룹 5개 상장사의 시총은 125조4000억원으로 이날 하루에만 13조5000억원이 감소했다. 지난 5일 종가 대비 9.7% 시총이 줄어든 것이다.
현대차그룹 관련주 시총은 애플카 보도가 처음 나온 지난달 8일 이전보다 31조원(29%) 증가했다.
김창식기자 goodgo@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