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공공실버주택 하세월…안하는 건가 못하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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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공공실버주택 하세월…안하는 건가 못하는 건가
  • 정명숙 기자
  • 승인 2021.06.23 00: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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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완공을 목표로 시작된 울산 중구의 공공실버주택이 아직도 착공도 못하고 있다. 중구는 2016년 1월 국토부의 공모사업에 선정돼 국비를 지원받아 공공실버주택을 건립하기로 했다. 이 1차 공공실버주택 공모에서 울산 중구를 비롯한 부산 사상구, 경북 안동 등 전국 11곳 1234가구가 선정됐다. 국토부는 2017년 3월 2차 공모를 통해 경북 영덕 등 11곳을 추가선정했다. 이 가운데 일부 지역에서는 이미 입주가 완료됐고 입주자들의 만족도도 높다.

공공실버주택은 국토부가 저소득층 고령자의 주거 안정과 복지를 위해 마련한 공공주택이다. 저층부에 복지관을 설치하여 주거와 복지 서비스를 함께 제공한다. 영구임대 형식으로 운영되고 만 65세 이상의 고령자 중 기초생활수급자와 독립유공자 등이 입주대상이다. 월 임대료가 매우 적은데다 복지프로그램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비슷한 처지의 이웃들과의 교류를 통해 정서적인 안정감도 얻게 된다. 도심에 자리하고 있다는 점도 노인들의 선호도가 높은 이유다.

울산 중구는 우정혁신도시 내 약사동에 공공실버주택을 짓기로 하고 국비 151억원을 지원받아 160가구를 지을 계획이었다. 인근 지역 주민들의 말도 안 되는 님비현상에 따른 반대가 발생하면서 주춤하다가 예산 부족을 이유로 80가구로 규모를 줄었다. 그런데 구비를 확보하지 못한 채 차일피일하는 사이 사업비만 계속 늘어났다. 또다시 지하주차장을 줄이는 등으로 사업비 절감방안을 강구중인 중구는 10월에 착공해 2023년에 완공할 계획이라고 한다. 5년여 동안 계획 변경만하다가 예산낭비만 초래한 것이다. 중구는 정부의 공모사업에 선정되고도 사업수행을 하지 않은 이유와 그에 따른 예산 낭비에 대해서 분명한 이유를 밝혀야 한다.

경제적 활동이 불가능한 노인들에게 있어 주거비는 생활고를 겪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그렇다고 80가구에 한정된 실버주택으로 지역내 저소득층 노인들의 주거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말은 아니다. 다만 주거와 복지를 한꺼번에 해결하는 주택의 모델은 노인 뿐 아니라 청년가구, 1인가구가 증가하는 사회현상과 더불어 갈수록 수요가 늘어날 것이므로 지자체 차원에서 좋은 시범운영이 될 수 있음은 분명하다. 부동산 가격의 폭등으로 주거비가 점점 더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취약계층을 위한 공공주택의 공급에 대해서도 지자체가 관심을 가져야 한다. 우선 이 실버주택을 통해 주거+복지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울산 중구에 주어진 좋은 기회를 놓칠 이유는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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