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중에서 방어진 특화단지는 현대중공업내 108개 사내협력업체들로 구성된 독특한 구조를 지니고 있다. 이들 업체들은 그 동안 열악한 조업환경 속에서 인력양성 등에도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어왔다. 신규 인력에 대한 교육장이 없어 기존 인력의 기술이 신규 인력에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는 등 기술격차가 갈수록 커졌고, 개별기업은 체계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지 못해 애로를 겪어왔다. 직원들은 휴게실이나 탈의실 조차 없는 경우가 허다했다. 그런 의미에서 산업부의 이번 방어진 조선해양 특화단지 지정은 울산 조선업종을 고도화하는데 큰 지렛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뿌리산업 특화단지 사업은 기업간 공동 활용시설 구축, 공동혁신 활동 지원 등을 핵심 내용으로 하고 있다. 이번 방어진 특화단지의 경우 조선산업의 친환경·스마트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산업부는 대형 조선소 내에 집적화돼 있는 용접·표면처리 협력사를 대상으로 핵심 장비 공동 활용, 인력 양성 등 대·중소기업 상생 협력을 추진하게 된다.
울산에는 이번에 신규 지정된 방어진 특화단지 외에도 2014년 지정된 매곡 특화단지와 온산 첨단 특화단지가 있다. 전국적으로는 특화단지가 34개에 이른다. 그 중에서도 매곡 특화단지는 고정밀 금형 개발을 위한 공동장비 구축을 지원받게 됐으며, 이와 관련된 장비 교육과 네트워킹도 가능해졌다.
뿌리산업은 주조·금형·용접·소성가공·표면처리·열처리 등 6개 기술을 활용해 사업을 영위하는 업종이다. 울산에는 2018년 말 기준으로 717개 기업이 있다. 그러나 그 동안 뿌리산업은 소위 ‘3D 업종’으로 그 역할과 중요성이 저평가돼왔다. 특히 4차 산업혁명이 급격히 진행됨에 따라 경쟁에서 도태되는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산업 저변이 흔들리게 됐다.
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최종 제품에 들어가는 뿌리기술들이 튼튼하게 뒷받침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뿌리산업을 미래형 구조로 전환하지 않으면 안된다. 정부와 울산시, 그리고 모기업이 힘을 모아 뿌리산업을 적극적으로 키워야 한다. 뿌리기업이 자체 기술력을 보유한 전문기업으로 다시 태어날 때 비로소 울산의 산업도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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