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일기]배움이 느린 아이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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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배움이 느린 아이를 위해
  • 경상일보
  • 승인 2021.06.23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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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수현 중남초 교사

국어 시간마다 아이들이 반갑게 기다리는 특별한 선생님이 있다. 아이들의 학습을 돕고 있는 이 특별한 선생님은 수업 준비와 모둠 활동을 지원하거나, 수업 중 학생을 관찰하고, 개별 학생의 학습을 지원하는 협력 강사다. 한글 따라 읽기가 어려운 아이가 있으면 함께 읽어주고, 몸으로 표현하는 활동이 안 되는 아이는 개별지도를 하며, 수업 중에 아이들을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수업 활동에 잘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격려해 준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학습격차에 대한 우려와 기초학력 부진을 예방하고 학생참여 수업 활성화를 위해 초등학교 1~2학년 희망 학급을 대상으로 지난 4월부터 1수업 2교사제가 운영되고 있다. 담임교사는 평소대로 수업을 진행하면서 협력 강사를 활용해 수업을 따라가기 힘들어하거나 준비가 다소 느린 아이에게 다가가 도움을 준다. 이 제도는 느린 학습자가 잠재적 역량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에 목적을 두고 있다.

담임교사는 수업 구상과 계획, 수업 진행 등 수업과 관련된 전반적인 운영을 맡고 있고, 협력 강사는 과제 채점이나 확인, 수업 준비와 과제물 수합, 수업자료 정리 등 수업을 보조하는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 운영방식은 일반지원, 개별지원, 특별지원 등 수업의 진행 과정에 따라 얼마든지 유연하게 적용될 수 있다.

담임교사로서 협력 강사 수업 지원이 낯설고 어색하고 부담스럽다. 매시간 수업을 공개하는 부담감뿐만 아니라 담임이 온전히 학습을 책임져 온 고정된 수업 운영의 틀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글 미해득과 문해력이 떨어지는 아이들의 숫자가 예년보다 많이 늘어나 있는 단위 학급에서의 학습격차를 줄이고, 배움이 느린 아이가 수업에 소외되지 않기 위해서는 협력 강사 수업 지원이 필요하다.

배움이 느린 아이들은 공통된 점이 있다. 이 아이들은 자기표현이 서툴다. 관계가 서툴러 친구들과 종종 어려움을 겪기도 하고, 또래끼리 소통이 어려울 때가 있다. ‘안 되는 아이’로 낙인찍히기도 하고, 교실의 바깥 자리로 밀려간다. 심리적으로 위축되기도 해서 학급에서 가장자리로 스스로 비켜나 버릴 때가 있다.

1수업 2교사제 담임교사와 협력 강사는 함께 머리를 맞댄다. 배움이 느린 학생을 위해 ‘배움이 느린 아이는 안 되는 아이일까? 왜 이 아이가 안 되는 것일까?’ 함께 고민한다. 2명의 교사가 학생을 관찰하고 학습에 어려움을 겪는 원인을 분석하고 심층적인 지원이 가능하도록 노력을 한다.

국어 수업을 정리하며 두 선생님과 아이들이 함께 인사를 나눈다. “사랑합니다.~~” 배움이 느린 아이들도 교실의 가장자리로 밀려가지 않도록 최선의 방법을 찾아야 하는 우리 두 선생님은 해야 할 일과 더 노력해야 할 일이 많이 남아 있다. 아이들의 환한 웃음과 인사가 교사들의 두 어깨에 힘을 실어 준다.

임수현 중남초 교사

(외부원고는 본보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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