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울산시, 주민들의 LH선바위지구 반대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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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울산시, 주민들의 LH선바위지구 반대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 정명숙 기자
  • 승인 2021.07.14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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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는 지난 4월29일 울산시 울주군 범서읍 입암들(선바위지구)에 LH공동주택 1만5000채를 짓겠다고 발표했다. 수도권의 부동산 가격 급등에 대한 대비책이 목적이었던 주택공급대책에 난데없이 울산이 방패막이가 된 것이다. 정부의 25만호 주택공급대책이 실효성 있게 추진이 될 것 같진 않지만 어쨌든 울산의 선바위지구는 개발이 진행될 예정이다.

정당성 없는 정부의 공공주택개발 계획에 입암들 지주들이 울산선바위공공주택지구대책위원회(대책위)를 구성해 본격 반대운동에 나섰다. 대책위는 최근 국토교통부 장관,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 LH 사장, 울산시장 등에 선바위 공공주택지구 사업이 중단돼야 하는 각종 논리를 담은 진정서를 보냈다고 한다. 그들의 논리는 “들판의 논은 집중호후시 빗물을 저장했다가 서서히 흘려보내는 홍수방지 역할을 하는데, 태화강의 저수 저장고 가운데 가장 큰 곳이 입암들”이라는 것이다. 논이 주를 이루는 입암들을 없애고 대규모 개발을 할 경우 태화강 수위조절 능력에 영향을 주게 되고 집중호우에 따른 피해도 많이 발생하게 된다고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보상비를 더 많이 받으려는 욕심에서 나온 일부 지주들의 선동이라고 가볍게 보거나 밀쳐 둘 일은 아닌 것이다.

이에 대해 LH는 “공공주택지구를 조성하는 과정에서 홍수를 포함한 각종 자연재해에 대한 영향 보고서를 작성하고 국립재난안전연구원이 검토를 한다”면서 “자연재해 대책마련이 가능하고 전체 180여만㎡ 가운데 20~25% 가량을 녹지로 조성해서 홍수예방능력을 키우겠다”고 했다. 하지만 우리는 LH가 중구 우정혁신도시 개발 후 태풍 차바가 중구 태화동 일대에 몰고온 엄청난 재앙을 또렷이 기억하고 있다. 수십년 농사를 지어온 농부로서의 통찰력을 결코 무시해서는 안 될 것이다.

주로 개발제한구역을 풀어서 공공주택공급에 나서는 LH에게 선바위지구는 욕심나는 땅이 아닐 수 없다. 대부분의 개발제한구역은 산을 깎아야 하는 등 공사가 어렵기도 하고 도심에서 떨어진 변두리이기 십상이어서 분양도 쉽지 않다. 그런데 선바위지구는 논이 대부분이어서 조성비가 적게 드는데다 태화강국가정원을 바로 앞에 두고 있는 도심지여서 높은 분양률과 수익성이 확보돼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LH의 수익사업에 울산시가 주민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나설 이유는 없다. 주택공급이 절실한 개발시대라면 몰라도 울산의 주택공급률이 전국 상위수준인데다 도시정체성도 고려해야 하는 시대다. 기능적으로나 미적으로나 태화강의 브랜드화에 큰 손실이 될 수도 있기에 하는 말이다. 울산시의 입장을 새롭게 세워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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