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현대중공업 밀린 임단협 타결…노사관계 재정립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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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현대중공업 밀린 임단협 타결…노사관계 재정립 기회
  • 정명숙 기자
  • 승인 2021.07.19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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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노사의 밀린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이 마무리됐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16일 전체 조합원(7215명)의 92.9%인 6707명이 투표해 투표자의 64.6%(4335명)의 찬성으로 가결됐다고 밝혔다. 2년2개월을 끌어오던 2019년과 2020년 2년치 임단협이다. 2차례 부결을 거쳐 3차 투표까지 오는 진통을 겪었다. 현대중공업 노사 역사상 처음이다.

잠정합의안은 2019년 기본급 4만6000원 인상, 성과금 218%, 격려금 100%+150만원, 30만원 상당 복지포인트 지급 등이다. 2020년은 기본급 5만1000원, 성과금 131%, 격려금 430만원, 지역경제 상품권 30만원 지급 등이다. 근로자 1인당 평균 1800만원 가량 받을 것으로 추산된다. 회사는 노조의 물적분할(법인분할) 반대 투쟁 과정에서 파업에 단순 참여해 징계를 받은 조합원(2000여명)에 대한 징계 기록도 삭제하기로 했다. 기본급 인상 여력이 없고, 현 노조집행부를 신뢰할 수 없다는 취지로 교섭을 미뤄왔던 회사측이 결과적으로 최대한을 내준 셈이다.

회사측은 노조가 2년여 만에 첫 장기간 전면파업에 들어가고, 조경근 노조지부장이 크레인 점거 농성까지 시작한데다 사무직 직원 모임에서도 사측의 태도 변화를 바라는 성명을 내자 더 이상 교섭을 미루기가 어려웠던 것으로 분석된다. 1, 2차 때 부결운동을 벌였던 현장조직들도 3차 투표를 앞두고는 잠잠했다. 더 이상은 얻어낼 것이 없다는 인식과 함께 연말에 있을 지부장 선거를 의식한 것으로 해석된다. 세계적 조선경기 회복에 따른 수주 훈풍으로 조업재개를 통한 위기극복이 시급하다는 데 노사의 공감대가 형성된 것도 이유로 꼽힌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 중간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은 이미 올해 수주 목표의 102%를 달성했다.

어려운 시기에 울산의 대표적 기업인 현대중공업 노사가 임단협을 타결하고 새로운 출발을 하게 된 것은 다행이다. 노사는 2019년과 2020년 임단협 타결 서명식과 함께 ‘조선산업 발전을 위한 공동선언식’을 열 예정이라고 한다. 형식적 선언식이 아니라 노사관계를 새롭게 정립하는 출발점이 돼야 할 것이다. 노사관계의 변화 없이는 4차산업혁명의 흐름을 좇아갈 수가 없다. 내년은 현대중공업 창립 50주년이다. 수년째 조선경기 불황으로 잔뜩 움츠렸다가 올 들어 수주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50주년을 맞는 감회는 각별하다. 대우조선해양의 인수합병에 대한 유럽연합(EU) 등의 기업 결합 심사가 마무리되면 한국조성해양으로서 새로운 위상을 갖게 된다. 그에 걸맞은 노사관계 재정립을 통한 재도약의 새로운 비전 제시를 지역사회는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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