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청해부대 집단감염’, 군당국 엄중하게 책임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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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청해부대 집단감염’, 군당국 엄중하게 책임져야
  • 정명숙 기자
  • 승인 2021.07.20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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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아프리카 아덴만 해역에 파병된 이후 ‘코로나19 청정구역’을 유지했던 청해부대 34진 문무대왕함(4400t급)에서 초유의 집단감염이 발생했다. 19일 오전기준 승조원 전체 301명 가운데 82%인 247명이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로 확인됐다. 음성 판정을 받은 50명, 판정불가로 나온 4명 중에서도 추가 확진자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 함정이라는 환경이 감염병에 취약한 ‘3밀’(밀접·밀집·밀폐)인데다 승조원 전원이 백신을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부대의 소홀한 대처도 문제이지만 여태 백신 공급이 안 된 이유도 이해하기 어렵다.

감염경로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유추가 가능하지만 지난달 28일부터 7월1일까지 3박4일간 아프리카 해역 인접 국가 기항지에 체류할 때 있었던 ‘외부와의 접촉’이 유력한 원인으로 꼽힌다. 2월8일 출항 후 5개월간 단 한 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았던 청해부대는 이 기항지에서 적재를 마치고 출항한 다음 날인 지난 2일 승조원 1명이 처음으로 감기 증세를 호소했다. 이어 10일에는 감기 증상자가 40여 명에 달했다. 이때부터 집단감염의 조짐이 나타난 셈이다.

만시지탄이지만 최초 감기 증상자 식별 시 즉각적인 유전자 증폭(PCR) 검사 의뢰와 함정 내 격리 조치 등 보다 기민한 대처를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크다. 간이검사(신속항체검사)나 PCR 검사는 시행하지 않았고, 감기약만 투여했다고 하니 안일한 대처가 한심하기까지 하다. 파병 시기가 우리나라 백신 접종 전이라 파병 전 접종을 못한 것으로 어쩔 수 없다손 치더라도 백신 공급이 시작됐을 때는 이들을 1순위로 챙겼어야 했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군당국은 청해부대 34진 전원을 국내로 조기 이송한다. 소말리아 해적에 납치된 우리나라 민간 선박을 구출했던 청해부대가 감염병으로 인해 조기 귀국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된 것은 안타깝기 이를데 없다. 하지만 지금은 이들을 안전하게 이송하고 최선을 다해 치료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군당국은 200명 규모의 특수임무단을 태운 공군 다목적 공중급유수송기(KC-330) 2대로 이들을 이송하고 있다. 20일 오후 늦게 성남서울공항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을 맞는 부모와 가족들의 심정이 어떠할까. 단 한명의 희생도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부대의 초기 부실 대응과 국방부·합참의 감염병에 대한 대처 미비 등이 빚어낸 합작품이다. 군당국은 집단 감염에 이르게 된 경위를 철저히 조사해 엄정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 향후 이런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군당국은 물론 정부도 공동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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