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도시공동주택연합회는 9개 공동주택 약 4700가구를 대상으로 지난 15일부터 23일까지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신세계 부지 맞은편에 위치한 우정아이파크는 전체주민의 94% 가량이 백화점이나 스타필드를 건립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주상복합시설 건립에 대해 동의하는 여론은 5%에 불과했다. 동원로얄듀크2차아파트는 주상복합시설에 대한 반대 의견이 64%였고, 백화점이나 스타필드 등 쇼핑센터를 원하는 응답이 50%를 넘었다. 에일린의뜰3차아파트도 주상복합시설에 대한 반대 의견이 59%였다. 우정아아파크는 신세계를 비난하는 현수막까지 내걸어 반발의사를 피력하고 있다.
(주)신세계는 2016년 중구청과 백화점 건립과 관련한 업무협약을 맺은 이후 경기침체를 이유로 사업을 미뤄왔다. 지역여론이 악화되자 지난해 10월 상업시설, 레지던스, 별마당 도서관, 운동·공공시설 등이 포함돼 있는 연면적 33만㎡의 복합쇼핑몰 건립계획을 내놓아 기대감을 높였다. 그런데 8개월만에 다시 완전 다른 계획을 내놓은 것이다. 신세계가 울산시에 밝힌 계획은 지상 49층 건물에 오피스텔 1440가구 건립이다. 상업시설은 지하 1층부터 지상 2층까지 전용면적 약 2만1780㎡에 불과하다. 신세계는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를 핑계삼으면서도 대전에는 중부권 최대 규모(건물면적 8만4700평)의 대전신세계엑스포점을 8월 개점한다. 호텔, 테마파크와 아쿠아리움, 영화관, 전망대 등 쇼핑·문화시설이 포함된 지하 5층~지상 43층 규모다. 반면 울산혁신도시에서는 오피스텔로 수익만 챙기겠다는 속셈인 것이다.
신세계가 매입한 울산혁신도시 2만4332㎡ 부지는 특별계획구역이다. 쇼핑시설을 짓는다는 것을 전제로 매매가 된 것이나 다름없다. 대형쇼핑시설은 혁신도시 주민들의 생활환경은 물론이고 일대의 상권 활성화와 도시발전에도 크게 영향을 미친다. 사회적·윤리적 책임은 기업의 가치를 평가하는 ESG 경영의 중요한 부문이다. 만약 신세계가 쇼핑시설을 짓지 않으려면 마땅히 부지를 반납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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