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시론]공공에 의존하는 고용지표 개선, 민간일자리 창출 시급하다
상태바
[경상시론]공공에 의존하는 고용지표 개선, 민간일자리 창출 시급하다
  • 경상일보
  • 승인 2021.07.27 00: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윤동열 건국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통계청이 발표한 6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고용지표가 상당 부분 개선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전체 취업자 수는 2763만7000명으로 전년 대비 58만2000명(2.2%) 이상 증가했으며, 특히 여성의 경우 34만6000명(3.0%)이 늘어난 것으로 발표됐다. 취업자 수도 3월 이후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이중에서 15~29세 청년층 취업자 수는 전년 대비 20만9000명 증가해 2000년 7월 이후 20년 11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동시에 발표된 6월 구직단념자 수는 58만3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만6000명 늘어나 2014년 관련 통계가 개편된 이후 6월 기준으로 최대치를 기록했다. 여기서 구직단념자란 일할 의사와 능력이 있고 지난 1년 동안 취업을 준비했지만 노동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 일자리를 찾을 마음을 포기한 사람을 의미한다. 구직단념자는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하기 시작한 지난해 3월부터 16개월 연속 같은 달 기준 사상 최대치를 갱신하고 있다. 실제로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얼어붙은 취업 시장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도 430만명으로 5월 427만명을 기록한 이후 역대 최대치를 뛰어넘었다. 특히 이 수치는 1월 404만명이었던 결과에서 6개월 사이에 26만명이 증가한 수치이다. 반면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128만여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는데, 이는 1인 가게를 꾸려가는 소상공인이 늘어났다는 것을 의미한다. 코로나19 재확산이 반복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고, 경제성장률 대비 최저임금 상승폭이 증가되면서 종업원을 두는 전통적인 자영업자가 감소하고 1인 운영 아이템을 판매하거나 판매원이 없는 무인매장이 확대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플랫폼 비즈니스 노동자가 증가하는 사회현상과도 맞물리는 것으로 보인다.

청년층 취업준비생도 86만명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저성장과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대기업의 신입 공채가 사라지고 경력직 중심의 채용 관행이 자리를 잡으면서 취준생 10명 중 3명은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보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청년층 비경제활동인구 중 취업준비자는 85만9000명(19.1%)으로 1년 전보다 5만5000명 늘어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를 나타내고 있다. 우리가 흔히 공시족이라고 부르는 공무원 준비생은 27만9000명으로 가장 큰 비중(32.4%)을 차지했으며 이는 전년 동월 대비 4.1%p나 늘어난 수치이며, 고시 및 전문직을 준비하는 취업준비자도 지난해 6만5000명에서 9만명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대기업 정기 공채가 수시 채용으로 전환되면서 청년들은 보다 안정적인 직장과 직업을 찾기 위해 공무원 시험과 전문자격증 취득 등에 몰리고 있는 것이다. 삼성을 제외한 현대차·SK·LG 등 주요 대기업은 이미 정기 공채를 폐지하고 수시 채용 체제로 전환한 상태인데, 해당 직무 경험을 중시하는 문화의 확산과 저성장시대에 필요한 인원만 소수로 채용하겠다는 기업의 정책으로 신입 구직자의 취업문이 더욱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특히 취업준비생과 공시족이 늘어나는 것은 민간부문에서 창출되어야 할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한 현상을 보여주고 있는 단면이라고 볼 수 있다. 코로나 4차 대유행으로 방역이 강화되면서 7월에는 고용지표 악화와 함께 청년들이 체감하는 취업전망도 밝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9160원으로 5.1% 인상된 최저임금도 자영업 등 고용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단기적으로는 정부 주도형 임시직 일자리 창출에 예산 투입이 집중되면서 취업자 수는 늘어나겠지만 구직단념자를 줄이고 민간이 주도하는 양질의 일자리 공급을 늘리기 위해서는 시대에 걸맞는 경제구조, 노동시장, 교육체계 등의 혁신이 반드시 함께 수반되어야 할 것이다.

윤동열 건국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대형 개발로 울산 해양관광 재도약 모색
  • [기자수첩]폭염 속 무너지는 질서…여름철 도시의 민낯
  • 신입공채 돌연 중단…투자 외 지출 줄이고…생산직 권고사직…허리띠 졸라매는 울산 석유화학업계
  • 아마존·SK, 7조규모 AI데이터센터 울산에
  • 울산, 75세이상 버스 무료 교통카드 발급 순항
  • 방어진항 쓰레기로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