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국민의힘 등 야권 대선주자 경선을 목전에 두고 특사가 성사되면 야권 지형에도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당장 구속 수사를 주도했던 윤석열 전 검찰총장측은 적절한 입장을 고심하는 표정이다. 사면을 적극적으로 촉구하기도, 그렇다고 거리를 두기도 애매한 상황이다.
윤 전 총장측은 27일 “정무 판단이 필요해 보인다”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최순실 국정농단 특검 수사팀장으로 박 전 대통령 수감에 결정적 역할을 했던 만큼 보수진영 골수 지지층의 ‘비토’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가 깔린 것이라는 분석이다.
탄핵 공방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인사들은 내심 ‘사면 특수’를 기대하는 기류가 감지된다. 2017년 대선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후보였던 홍준표 의원은 ‘광복절 대사면’을 촉구하고 나섰다. 그는 전날 SNS를 통해 ‘드루킹 사건’ 판결을 고리로 문재인 정권과 적폐수사의 정당성을 동시에 저격했다.
통합의 정치를 공언한 최재형 전 감사원장 역시 사면은 필요하다는 입장에 가깝다. 최 전 원장과의 원내 가교를 자처하는 박대출 의원이 사면 촉구에 앞장서는 것도 이런 배경과 맞닿아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는 “빨리 사면해서 국민 통합의 길로 가야 한다”고 했다. 박근혜 정부에서 법무부 장관과 국무총리를 지낸 그는 탄핵 이후 권한대행을 맡았다.
반면 탈당파 주자들은 정치적 결단과 개인적 연민을 구분하며 몸을 낮추고 있다.
유승민 전 의원은 최근 “정치인으로서 탄핵에 대한 입장은 분명하지만,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인간적인 회한도 있다”고 말했다.
당시 제주지사로서 탄핵 과정에 직접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찬성 입장이었던 원희룡 제주지사는 문재인 대통령의 ‘결자해지’ 요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런 가운데 윤 전 검찰총장의 국민의힘 입당이 가시권에 들면서 당내 경쟁자들이 일전을 단단히 벼르고 있다. 특히 윤석열 저격수를 자처하는 홍준표 의원이 전면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윤 전 총장의 까마득한 검찰 선배이자 여의도 정치에서 산전수전 다 겪은 노련한 정치인답게 정책 대결 뿐 아니라 신상 검증에도 앞장 설 태세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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