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대기업 여름휴가가 시작된 지난 주말(7월30일~8월1일) 울산IC를 빠져나간 차량(7만8688대)은 평상시 주말과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울산에서 휴가를 보내는 시민들이 많다는 말이다. 송철호 울산시장은 지난달 29일 ‘휴가철 코로나19 대시민 방역홍보 담화문’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와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올여름 휴가는 울산에서 보내 달라”고 당부했다. 코로나19의 4차 대유행이 진행 중인데다 델타변이 확산속도가 빨라 집단감염의 우려가 크다는 것 외에 또 다른 중요한 이유는 지역경제 활성화다. 현대중공업과 현대자동차의 노사협상이 여름휴가 전에 마무리되면서 협상타결금 등 자금이 많이 풀린 만큼 여름휴가를 울산에서 보내면 ‘지역상권 살리기’에도 크게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울산에서 휴가를 즐길만한 시설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산과 바다 등 휴가를 즐길 수 있는 자연자원은 어느 도시보다 풍부한 울산이지만 이를 활용한 대규모 물놀이시설이나 익스트림 어드벤처(모험) 시설이 거의 없다는 것이 단점으로 꼽힌다. 특히 이번 여름에는 코로나19로 인해 지자체가 운영하는 야외 물놀이시설조차 없어서 울산에서 당일치기 피서를 즐기려고 해도 마땅히 갈 곳이 없다. 수도권은 물론이고 김해와 경주 등지만 해도 워터파크 등의 대형 물놀이시설이 있어 가족단위 피서객들에게 인기다.
물론 올해 여름휴가는 물놀이시설이 있어도 운영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예년에 비해 실효성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국내여행 선호도가 높아진 것을 계기로 여름휴가지로서 울산의 매력을 새롭게 점검해볼 필요는 있다. 코로나19가 시작된 지난해 서울연구원이 서울시민들을 대상으로 여름휴가 경험을 조사한 결과 모든 연령대에서 당일치기 국내여행 비중이 증가했다. 국내 여행에서도 자연명승지 비중이 줄어들고 캠핑(6.6%p)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어디에나 있는 해수욕장과 소규모 야영장만으로는 여름휴가를 울산에서 보내자고 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 물놀이·어드벤처 시설, 자연 속 힐링과 문화체험 시설 등 울산시민들은 물론이고 외지인들이 찾을 수 있는 독특한 시설들을 유치하거나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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