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울산건축대전을 준비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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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울산건축대전을 준비하며
  • 경상일보
  • 승인 2021.10.12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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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관 건축가 울산건축대전 운영위원장

건축이란 개개인이 마음대로 짓는 것이 아닌 ‘공공성’이 전제돼야 한다. 한 사람이 사회생활을 하면서도 지켜야 할 도덕이 있는 것처럼 건축에도 옳고 그름의 가치관과 윤리가 존재하며 무엇보다도 그것은 사회적 공론화를 거쳐야 한다.

울산건축가협회가 11월초 주최하는 제24회 울산건축대전은 건축을 단순히 공간적 의미로 보기보다는 문화적, 지역적 의미에 무게를 두고, 좋은 건축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자는데 취지를 두고 있다. 특히 올해는 ‘꿈을 담은 행복한 미래학교’라는 주제를 선정하였다.

그동안 우리 교육은 사회개발과 경제발전이 급속도로 이뤄지면서 산업 노동력 양성을 위해 확립된 공교육 제도는 개개인의 다양성을 고려하기보다는 획일화된 기준과 방법에 의존함으로써 원천적으로 교육적 소외와 비인간화 우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이유로 최근 공교육에 대한 불신과 공교육이 오히려 미래 교육을 망친다는 우려가 커지며 학교 안팎으로 새로운 교육형태를 추구하는 교육개혁 운동이 일어나고 있다.

교실이 단순히 학습의 공간만으로 해석되던 시대와는 달리, 경제, 사회, 문화를 수반할 수 있는 공공시설물로서 학교건축이 미래에 갖추어야 할 기능과 요구는 훨씬 다양하고 복잡해지고 있다.

또한, 미래사회의 불확실성과 하루가 다르게 변모하는 테크놀로지는 우리에게 많은 도전과 동시에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으며, 이제는 이러한 도전과 가능성을 새로운 발판으로 삼아 학교라는 체제와 공간에 대한 새로운 사회적 합의를 끌어내야 할 때다.

각자가 생각하는 미래학교의 모습은 모두 다를 수 있으며 정답은 없다. 다만 확실한 건 미래사회는 공장에서 찍어내는 정형화된 표준형 인재가 아닌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처할 수 있는 각자만의 독특한 색을 지닌 창의적 인재를 요구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미래학교는 창발적 사고를 함양할 수 있는 다양성과 다원성을 존중받을 수 있는 창의적 공간으로 설계되어야 할 것이다. 다양한 경험과 시도가 격려받고, 소통과 협력이 끊임없이 시도되며, 크고 작은 실패가 비난받지 않고 성공의 경험으로 이어질 수 있는 건강하고 활기찬 공간으로 학교의 미래를 변화시켜보자. 지식의 전달이 아닌 개인의 학습 경험을 디자인해주고 멘토링해주는 공간으로서의 학교, 학생, 학부모, 나아가 지역사회가 함께 만들어가는 생활과 학습이 맞닿는 공간으로서의 학교에 대한 인식전환을 바탕으로 미래학교의 공간 구성요소를 분석하고 학습공간의 스마트 특성을 파악하여 학교건축의 미래를 들여다보고자 기획하였다.

그동안 울산건축대전은 전국을 대상으로 역량 있는 신진건축가의 발굴에 초점을 맞추고 새로운 지역건축문화에 대한 시도를 계속해 왔다. 현대 건축이 다양화되고 사람들의 인식이 변화함으로 인해 건축가의 전문성 및 다양성과 함께 친환경에 대한 인식, 공공성에 대한 생각들, 지역성을 살리는 건축이 요구되고 있다.

울산건축대전이 지역성을 살리고 지역 문화, 역사적으로 함께 공존할 수 있는 건축문화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서는 지역 건축가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하겠다. 앞으로도 울산건축가회는 울산시민들에게 건축이 문화예술임을 널리 알려 건축에 대한 높은 관심과 살고 싶은 안전하고 쾌적한 도시환경건설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건축학도들에게는 꿈과 희망을 심어주며 기성 건축가들에게는 작품 활동을 통한 지속적인 자기 계발의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지역건축인을 위한 축제의 장이 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에 따라 올해 24번째를 맞는 울산건축대전을 위해 울산건축가회는 울산이 앞으로 해결해나가야 할 건축적 명제들에 대한 대안 찾기에 원칙을 두고 그 대상으로 앞으로 건립될 다양한 공공건축에 대해 건축이 사회적 도구로써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는 인식을 우리 지역사회에 심어주고 건축전문인으로서 사회에 가지는 관심과 고민, 시대정신에 관한 진지한 성찰들을 읽어내고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밑거름이 되는 계기로 삼고자 한다.

김동관 건축가 울산건축대전 운영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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