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교육일상회복, 예산과 함께 프로그램도 지원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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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교육일상회복, 예산과 함께 프로그램도 지원해야
  • 정명숙 기자
  • 승인 2021.10.18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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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교육청은 지난달 교육일상회복을 위해 학급운영비 100만원씩을 지원했다. 울산지역 초·중·고교는 모두 5757학급이다. 57억원이 넘는 예산이 사용됐다. 다음 달부터 코로나19 방역조치가 ‘단계적 일상회복’으로 바뀌게 되면 가장 긴장감이 높아지는 곳이 바로 학교다. 학생들은 백신공급률이 낮은데다 하루 종일 단체생활을 해야 하므로 감염확산의 우려가 높다. 학급별로 각별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보고 울산교육청이 학급운영비라는 특별한 예산을 지원한 것은 잘한 일이다.

코로나19는 우리 사회 전반에 많은 변화를 불러왔지만 가장 직격탄을 맞은 곳은 교실이다. 2년여 동안 대면수업을 제대로 못했다. 특히 초·중학교의 신입생들은 변화의 폭이 큰 새로운 학교생활에 대해 이해조차 못한 상태로 2년을 흘려보냈다. 학교나 교사의 입장에서는 늘 해오던 대로 대면수업을 재개하는 것이 교육일상회복일 수 있으나 어떤 학생들에게는 ‘일상 회복’이 아닌 오히려 ‘특별한 환경으로 진입’하는 당혹스런 시간이 될 수도 있다. 그 때문에 학생 개개인에 맞춰 학급별로 준비가 필요하다.

문제는 학급운영비의 사용기한이 짧은데다 일상회복을 위한 프로그램이 없다는 것이다. 사용기한은 이번 학기가 끝나는 내년 2월까지이다. 하지만 겨울방학과 정산시기 등을 고려하면 유효기간이 얼마 안 된다. 기간이 촉박해서 효용성이 크지 않은 줄 알면서도 행사를 치르느라 곤혹스럽다는 일선교사들의 불만이 없지 않다. 교육청이 제시한 사용처는 행사활동 운영비, 물품 구입비, 공연이나 영화 관람, 유적 탐방 등이다. 하지만 아직은 코로나19로 인해 단체 활동이 불가능한 상황이라 일부에서는 교육일상회복이라는 취지와 상관없는 단체옷을 맞추거나 교실부품을 구입했다고도 한다.

교육일상회복에서 우선 중요한 것은 교육결손 회복이다.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수업이 많아지면서 학력의 양극화와 하향평준화가 심각해졌다는 것은 여러 가지 통계를 통해 드러나고 있다. 전국 중학교 3학년과 고등학교 2학년 학생 3%를 표집해 실시한 지난해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를 보면 보통 수준의 학생이 줄고 기초학력 미달 학생이 증가하는 중위권 붕괴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특별한 행사나 활동이 아닌 학업성취도 향상이 교육일상회복의 우선순위가 돼야 하는 이유다.

학생들의 사회성 회복도 중요하다. 2020년 신입생의 경우 어느새 2학년을 마무리하는 시점이 돼버렸지만 교우관계와 학교생활 적응에는 여전히 서툰 학생도 없지 않다. 2년간의 공백에 따른 사회성의 개인차를 메울 수 있는 맞춤형 프로그램 공급이 학급운영비 지원 못지않게 중요하다. 일정정도의 학력과 원만한 교우 관계는 성공적 학교생활의 필수 항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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