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 직장이든 다 마찬가지겠지만, 맡은 업무 외에도 할 일은 존재한다. 업무분장표에 안 적혀있는 일, 예상치 못한 일도 생긴다. 학교 교사도 마찬가지다. 수업, 교재연구, 담임업무, 부서업무, 생활기록부 작성, 학생 상담은 누구나 떠올리는 기본 업무인데, 이 외에도 중요한 일이 있으니 바로 ‘대회 인솔’이다.
‘너희들끼리 잘 다녀오너라’ 해서는 안 된다. 준비 과정, 현장 이동, 무대 공연, 복귀 중에 무슨 일이 터질지(?) 모른다. 돌발상황에 학생끼리 우왕좌왕하면 큰 사고로 이어지기 때문에 반드시 인솔교사가 현장에서 지도해야 한다. 컨트롤 타워, 현장 지휘자인 동시에 책임자라는 얘기다.
지금은 코로나 때문에 많은 행사와 대회가 취소되었다. 소풍, 체육대회, 축제 등 학생들이 기대하는 많은 행사가 취소되었기에 어쩌다 한 번씩 개최하는 중요행사에 학생들은 더욱 열정을 보이고, 관계 부처는 더욱 긴장하며 행사를 진행한다. 대회·행사의 중요성, 학생들의 열망, 학교의 명예를 생각하면 인솔교사의 어깨는 더 무거워진다.
올해 7월17일, 10월16일에 울산교육청 교육혁신과가 주관하는 ‘재능스타 페스티벌’이 있었다. 방과후 특기적성 강좌, 동아리에서 많은 재능을 연마한 학생들이 밴드, 댄스, 치어리딩, 난타, 국악 등 다양한 종목에 참여했다. 이번 2학기 페스티벌에 12개 학교, 145명의 학생이 무대에 올랐다. 실력있는 학생들이 엄격한 심사를 통과해서 본선에 올랐으니 공연 완성도가 매우 높았다.
필자 또한 여기에 참가했던 인솔교사 12명 중 하나였다. 인솔교사를 ‘길 안내자’ 차원으로 생각하면 오산이다. 신청서 작성, 참가학생 확정, 연습지도, 인솔자 안전교육 이수, 안전교육 강의, 소품 준비, 짐 싣기, 식사 챙기기, 코로나 파악 등 일이 많다. 시험이나 입시가 겹치면 부담은 더 커진다. 교육청에서 내려준 예산을 집행하고, 영수증을 챙기고, 정산서를 작성하는 것도 중요하다.
밤 늦게까지 연습을 지도하고, 차 트렁크에 의상·소품·촬영장비를 싣다가 힘들다는 생각도 했지만 학생들의 신나는 모습을 떠올리며 힘을 냈던 기억이 난다. 대회 당일 ‘오늘도 무사히’를 빌면서 중구 약사동 학생교육문화회관에 도착했다. 인솔교사 말고도 고생하는 사람들이 더 있었다. 안전한 환경을 조성하며 무대를 마련해준 교육청 관계자, 원활한 진행을 위해 노력하는 공연 실무자의 노고를 잊지 말자.
이런 마음을 알아줬는지 학생들은 화려한 의상을 입고, 멋진 칼군무에 완벽한 호흡을 보여줬다. 연습을 많이 할수록 완벽한 성과가 나온다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 확인했다. 우신고, 서여중, 현대청운중 등 실전 경험이 많은 팀의 무대 장악력이 돋보였고, 대현초, 성안초의 귀엽고 깜찍한 무대에 모두가 감탄했다. 처음 출전한 학교의 학생들도 많은 박수를 받았다. 참가한 학생 145명은 자기계발과 자존감 향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고, 인솔교사는 학생의 발전을 눈으로 확인하며 다같이 성장했다. 이런 보람이 있기에 오늘도 많은 교사들이 현장에서 계속 힘을 낸다.
김경모 현대청운중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