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반구대암각화 보존 위한 수문설치는 좋지만…
상태바
[사설]반구대암각화 보존 위한 수문설치는 좋지만…
  • 정명숙 기자
  • 승인 2021.11.01 00: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부겸 국무총리가 반구대암각화박물관을 방문했다. 이곳에서 제135회 국정현안점검 조정회의를 주재했다. 이날 논의된 국정현안은 ‘안전한 물관리를 통해 반구대암각화 보존 방안’이다. 십수년간 신임 국무총리와 환경부장관, 문화재청장들이라면 으레 반구대암각화를 방문해왔지만 이번에 형식이 하나 더해졌다. 한정애 환경부 장관과 김현모 문화재청장, 송철호 울산광역시장, 박재현 한국수자원공사 사장, 김종렬 반구대암각화시민모임대표 등 5명이 ‘반구대암각화 보존과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것이다.

국무총리가 배석한 가운데 체결한 이 업무협약서에는 △반구대암각화의 침수방지를 위한 사연댐 여수로 수문설치, △태화강하천기본계획 수립을 통한 치수대책 마련, △지역간 이해를 바탕으로 한 낙동강통합물관리방안에 따른 이수대책, △반구대암각화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반구암각화의 지속가능한 보존방안과 역사문화관광자원화 등 5가지의 협력사항이 명시돼 있다. 핵심은 사연댐 여수로에 수문을 설치한다는 것이다. 반구대암각화 보존과 울산지역 맑은물 공급의 ‘동시해결’ 또는 ‘투트랙’을 추진해왔던 울산시 정책과는 달리 암각화 보존에 방점이 찍혔다.

이날 국무조정실이 배포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7월까지 사연댐 여수로에 수문 3개를 설치한다. 이로써 사연댐은 상시 수위가 52.5m이하로 조정된다. 이렇게 하면 연 151일(2005~2013년)에서 42일(2014~2020)로 줄었던 암각화의 침수일은 단 1일(48분)에 그친다. 암각화 훼손을 지연시킬 수 있는 방안인 것은 분명하다.

문제는 맑은물 공급이다. 사연댐 수위조절과 맞물려 있는 울산지역 맑은물 공급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채 그대로 남는다. 이날 협약식에서 김총리는 낙동강물의 고도정수처리를 제시했으나 가뭄시 낙동강물을 고도처리해서 생활용수로 활용하고 있는 현상황과 달라지는 것이 없다. 경북지역의 첨예한 이해관계로 언제 해결될지 알 수 없는 낙동강통합물관리에 대한 특단의 방안제시도 없었다. 김총리는 울산지역 맑은물 공급에 대한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지 않은 것이다. 울산시민들은 계속해서 낙동강물을 먹어야 한다.

답답해진 송철호 울산시장은 이날 김부겸 국무총리에게 낙동강통합물관리사업을 한국판그린뉴딜사업에 포함해 신속하게 추진할 것을 각별히 당부했다. 송시장은 반구대암각화 보존과 맑은물 공급의 실효성을 위해 동시추진이 아닌 투트랙으로 전략을 바꾸었을 뿐 암각화만 보존하겠다고 한 적은 없다. 맑은물은 생명이다. 정부든 울산시든 두개의 트랙 중 하나인 울산의 맑은물 공급계획을 없던 일로 해서는 안 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발언대]위대한 울산, 신성장동력의 열쇠를 쥔 북구
  • [송은숙 시인의 월요시담(詩談)]복효근 ‘목련 후기(後記)’
  • 울산 남구 거리음악회 오는 29일부터 시작
  • 울산시-공단 도로개설 공방에 등 터지는 기업
  • 울산 북구 약수지구에 미니 신도시 들어선다
  • [지역민도 찾지 않는 울산의 역사·문화명소](4)충숙공 이예 선생 홍보관 - 접근성 떨어지고 자료도 빈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