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형 미술도시, 울산!]런던을 변화무쌍 현대미술 이끄는 세계의 중심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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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형 미술도시, 울산!]런던을 변화무쌍 현대미술 이끄는 세계의 중심지로
  • 홍영진 기자
  • 승인 2021.11.09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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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런던 테이트 브리튼(옛 국립영국미술관) 관람객들.

영국 런던의 템즈강 옆 뱅크사이드 지역에는 2000년 밀레니엄과 더불어 테이트 모던이 개관했다. 템즈강을 사이에 두고 세인트 폴(St. Paul) 대성당을 마주하고 새로운 세기의 시작을 축하하며 건설한 밀레니엄 브리지로 연결된다. 테이트 모던의 99m 높이 거대한 굴뚝은 미술관 건물이 격동의 산업시대를 대변한 화력발전소(1947~1981)였음을 알려준다. 그 때의 건물 외관을 그대로 보존하는 대신 테이트 모던의 실내는 모든 것을 바꿨다. 변화무쌍한 현대미술을 온몸으로 체득할 수 있도록 보고, 읽고, 눕고, 놀고, 즐기도록 현대미술의 놀이터로 철저하게 변신했다.

테이트 모던에는 ‘21세기 가장 성공한 현대미술관’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전세계 곳곳 새로 개관하는 현대미술관은 테이트 모던 개관 이후 20여 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그 곳의 여러가지 시도를 벤치마킹하고 있고, 그 곳과 연계해 공동의 프로젝트를 모색하고 싶어한다.

▲ 테이트 모던의 거대한 굴뚝.
▲ 테이트 모던의 거대한 굴뚝.

출입구는 상징적 공간인 터빈홀로 바로 이어진다. 화력발전을 위한 터빈이 돌아가던, 7층 높이 거대 공간에선 10월부터 이듬해까지 단 한 명의 현대미술 작가만 허용하는 전시회가 열린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지난 10월12일 터빈홀에서 현대자동차의 장기후원 프로젝트 ‘현대 커미션’이 시작됐다. 일년에 단 한명을 선정 지원하는 올해의 현대 커미션은 한국계 미국인인 아니카 이(Anicka Yi)에게 돌아갔다. 그의 개인전 ‘인 러브 위드 더 월드’는 내년 1월초까지 이어진다. ‘에어롭스’(aerobes)라고 불리는 그의 작품은 공중부양한 채 허공을 마음대로 떠다니다, 간혹 사람들이 모인 곳 위에 몰리기도 한다. 모든 유기체를 역사적 관점에서 연결시켜 견줘보는 시도라는 설명인데, 코로나 팬데믹 속에서 인간 존재와 생태계를 기존과 다르게 이해할 것을 제안했다는 해석이다.

▲ 런던 테이트 모던에서 내려다 본 템즈강. 밀레니엄 브리지 건너 세인트폴 대성당으로 걸어가는 사람들.
▲ 런던 테이트 모던에서 내려다 본 템즈강. 밀레니엄 브리지 건너 세인트폴 대성당으로 걸어가는 사람들.

영국 런던은 적어도 ‘현대미술’에 있어서는 미국 뉴욕과의 경쟁에서 한발 뒤쳐져 있다고 인식됐다. 테이트 모던은 그같은 비교우위담론에서 런던의 가능성을 재확인시켜준 공간으로 평가된다. 각 층으로 분할된 전시공간은 유럽뿐 아니라 아시아와 아프리카 등 세계곳곳 새로운 현대미술을 받아들여 공격적 전시를 이어간다. 한국을 대표하는 양혜규 설치미술 작가의 블라인드 작품이 테이트 모던의 어느 전시공간 전체를 차지하고 있는 점도 눈여겨 볼 만하다. 테이트 모던은 런던을 조망하는 전망대로도 유명하다. 각 층마다 템즈강으로 난 큰 창을 통해 런던의 시티라이프를 살펴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미술관 내 레스토랑 역시 세계적 작가와의 협업으로 코스요리를 선보인다. 미술품이 관람객의 눈을 만족시킨 다음에는 ‘쿠사마 야요이 브런치’와 같은 창작 푸드로 방문객의 입맛까지 충족시킨다.

테이트 모던이 21세기 현대미술의 상징적 공간이 되기까지는 깊은 역사가 깔려있다. 19세기 말 설탕 제당업으로 돈을 번 헨리 테이트(Henry Tate)는 자신의 영국 회화 컬렉션을 내셔널 갤러리에 기부하려 했지만 공간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무산됐다. 영국 정부는 이에 내셔널 갤러리의 영국미술 전문 분관을 설립하자고 제안했다. 헨리 테이트는 런던 밀뱅크 지역에 1897년 국립영국미술관(현재의 테이트 브리튼)을 개관했고, 이후엔 런던을 벗어나 리버풀과 세인트 아이비스에도 테이트라는 이름의 분관까지 세웠다. 총 4곳의 갤러리를 갖게 된 현재의 테이트 그룹은 영국회화, 조각에 이어 유럽의 근현대미술, 세계의 현대미술을 아우르며 뉴욕에 밀려있던 런던을 세계적 현대미술 도시로 발돋움하는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는 중이다.

홍영진기자 thinpizza@ksilbo.co.kr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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