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체육회 선거는 지난해 1월과 지난 18일에 걸쳐 두차례 치러졌다. 두차례 모두 이진용·김석기 전·현직 회장 2명이 후보로 출마했다. 울산체육인들은 이 두번의 선거에서 먼저 이진용 회장을 선택했고, 다음엔 김석기 후보를 선택했다. 상식선에서 용납이 안되는 선거를 치렀지만 어쨌거나 선거가 끝났으면 승자나 패자 모두 그 결과를 겸허히 수용하는 것이 또한 상식이다. 체육은 페어플레이를 생명으로 한다. 체육회는 회장선거는 물론이고 체육회 운용에서도 페어플레이를 신조로 삼는 것은 당연하고도 당연한 일이다.
선거로부터 시작된 갈등은 체육회 내부를 쑥대밭으로 만들고 있다. 일단은 지난 선거를 무효로 만든 소송의 비용 문제가 표면에 드러난 이유다. 재임 중인 김석기 체육회 회장이 체육회를 상대로 소송비용 1300만원을 청구했다. 김 회장은 “지난해 진행됐던 시체육회장 선거가 무효로 결론났기 때문에 소송비용을 시체육회가 지급하고, 그 비용은 이진용 전 회장 등에 구상권을 청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문제는 김석기 회장과 오흥일 사무처장간에 오랜 갈등의 폭발이다. 오처장은 지난 15일 김 회장에게 업무보고시 고성 등 언행 문제, 갑질과 괴롭힘 등으로 직원들이 힘들어하고 있다는 건의서를 전달했다. 더불어 직원 10여명은 이날 고용노동부 울산지청과 스포츠공정위원회, 국민권익위원회 등에 ‘직장 내 괴롭힘과 갑질’이라는 제목으로 진정서를 제출하고 직원 인사문제, 무리한 취임식 준비, 모든 문서 보고와 보복성 인사 예고 등으로 직원들이 고통받고 있다며 전수조사를 요청했다. 이에 대해 김회장은 오처장이 직원을 동원해 감시를 하고 문서를 배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물론 이 모든 문제는 체육회장 선거와 무관하지 않다.
조정이나 협의로 봉합할 단계는 이미 넘어섰다. 문제의 근본 원인을 찾아 엄중하게 처리해야 조직을 살릴 수 있다. 울산시는 내년 전국체전을 치러야 한다. 시체육회는 전국체전을 치르는 중심기구다. 지금과 같은 조직으로 전국체전을 치를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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