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작은 단위의 공동체가 반드시 갖추어야 하는 문화·체육시설도 있다. 문화소비욕구를 지근거리에서 해소할 수 있어야 살기 좋은 도시다. 울산 동구의회가 22일 행정사무감사에서 “울산 5개 구·군 가운데 동구지역의 공공체육시설과 문화시설 인프라가 가장 열악하다”고 지적했다. 울산시 홈페이지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구·군별 공공체육시설은 총 122곳이다. 이 가운데 울주군이 49곳으로 가장 많고, 남구 32곳, 북구 17곳, 중구 15곳 순이다. 동구는 고작 9곳에 불과하다. 특히 울산시가 직접 운영 중인 공공체육시설이 23곳인데, 동구와 북구에는 1곳도 없다. 남구에 14곳, 중구 6곳, 울주군 3곳이다. 동구의회가 상대적 소외감을 토로할 만하다.
문화시설의 경우는 숫자상의 균형을 요구하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 지난해 기준 문화시설은 총 124곳인데 남구가 45곳으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이 중구 31곳, 울주군 19곳, 북구 18곳이었으며 동구는 12곳밖에 되지 않았다. 문화시설은 숫자만으로 균형을 말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또 문화시설에는 사설 갤러리 등도 포함되기 때문에 인구가 많이 몰리는 도심지역인 남구와 중구에 많을 수밖에 없다. 동구의 경우에는 시문화예술회관보다 더 큰 규모의 현대예술관을 갖고 있기도 하다. 지역의 문화적 토양을 끌어올리고 사설 문화시설들을 유치하기 위한 행정적 지원을 강화하는 등 동구의 문화정책으로 극복해야 하는 문제라는 말이다.
세계적으로 유행이다시피한 ‘15분 도시’가 추구하는 것이 바로 걸어서 15분 이내에서 경제·사회·문화 활동이 가능한 도시다. 환경과 미래를 생각해서 차량 이용을 자제하자는 뜻이 담긴 정책이지만, 역으로 생각하면 문화·체육시설이 15분 거리에 다양하게 갖춰져 있어야 삶의 만족도가 높아진다는 말이기도 하다. 지역 내 체육문화시설이 공동체의 거점이 될 수 있도록 접근성과 시설, 운영, 프로그램 등에 대해 재점검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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