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시론]놀이터의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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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시론]놀이터의 변신
  • 경상일보
  • 승인 2021.12.02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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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주영 울산연구원 미래도시연구실 연구위원·도시계획기술사

산업성장기 급격한 인구유입에 대응해 주택지를 개발하면서 최소한의 어린이 시설 확충을 위해 놀이터 형태의 어린이공원이 조성되었다. 이후 주택시설이 30년이상 경과된 노후된 주거단지에 조성된 놀이터는 이용하는 어린이가 인근에 많이 거주하지 않거나, 낡고 오래되어 현재의 어린이가 선호하지 않는 시설이 되어 이용률이 떨어지게 되었다. 이에 따라 일부 놀이터는 지역수요를 반영해 지하에 주차장을 조성하거나 노인정과 같은 공공시설을 복합화해 정비하는 사업이 추진되기도 하였다. 놀이터 공간은 주거지에서 활용가능한 중요한 여가토지자원이므로 좀 더 적극적으로 놀이터를 이용하는 대상의 수요와 지역특성에 맞추어 변신이 필요하다.

어린이 놀이활동의 유형과 선호, 정보기술 및 문화여건이 변화함에 따라 놀이터와 공원에 대한 요구시설이 다양화되고, 놀이터가 입지한 주변지역의 공간기능과 밀도, 인구 및 가구구성이 변화됨에 따라 어린이놀이터 시설 이외에 다양한 계층의 공간수요에 맞는 놀이터로 정비가 요구되고 있다.

과거 정형화된 놀이터의 시설을 어린이에게 흥미로우며 재미와 모험을 줄 수 있는 놀이시설로 변경하고, ICT 기술과 접목하거나 가상공간, 게임요소를 반영해 어린이의 활발한 이용을 유도할 수 있다. 최근 여러 지역에서 조성하고 있는 생태놀이터, 모험놀이터, 첨단놀이터 형태의 사례를 볼 때 놀이터 시설의 창의적 변신은 무궁무진하다. 놀이터에서 아이들의 활발한 활동은 부모들의 교류와 만남으로 이어지고 놀이공간이 지역사회 교류공간으로의 확대로 기대할 수 있다. 이를 위해 부모들이 소통할 수 있는 시설을 조성하고 어린이축제, 놀이행사, 공연, 푸드트럭, 로컬푸드장터, 스포츠이벤트, 벼룩시장, 놀이터캠핑, 반려동물교류 등 다양한 프로그램 발굴과 운영이 가능하다.

노후 저밀주택지에 입지한 놀이터의 경우 인근지역에 노인인구가 많은 특성을 고려해 놀이터공간을 활용해 노인이 이용하기 좋은 운동시설, 녹지시설, 텃밭, 산책로 등을 조성하고 커뮤니티케어의 야외거점공간으로 활용하며, 인접한 학교, 어린이집 등과 연계해 노인의 활동이 지역사회에서 영향을 가질 수 있도록 할 수 있다. 도시공간구조와 교통여건의 변화에 따라 주거기능에서 주거상업복합기능 또는 업무기능으로 변화되는 지역의 놀이터는 그 이용률이 매우 떨어지므로 지역수요에 맞는 문화 및 엔터테인먼트 등 활력있는 공간으로의 변화가 필요하다. 기개발지역에 확보하기 어려운 오픈스페이스이므로 도심녹화공간이자 힐링공간으로의 활용이 기대되는 시설이 될 수 있다.

이와 더불어 놀이터 정비사업을 추진할때에는 지역주민, 이용객의 의견을 충분히 개진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여 설계단계에서부터 아이들, 부모, 지역주민이 참여하고, 놀이터시설의 관리나 정비시에도 지역주민이 직접 활동할 수 있는 사업을 구성하며, 시설뿐 아니라 놀이터내에서의 여러 다양한 활동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역사회교류 이벤트의 개최가 필요하다. 또한 시설의 정비시에는 어린이에서 노인까지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유니버셜디자인을 적용하여 이용의 편리와 안전,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

이렇듯 도시성장기 주택지를 개발하면서 함께 조성한 놀이터 공간은 기존 개발지역에서 찾을 수 있는 작은 녹지공간이자 집주변의 야외 여가공간이며, 이웃과의 교류가 일어날 수 있는 지역사회교류 기능의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는 좋은 공공 공간이다. 과거 어린이 공간이 매우 부족했던 시기에 최소한의 기준에 따라 조성되었던 놀이터가 어린이에서 노인계층, 거주민, 방문객 모두에게 매력있고 재미와 흥미를 주는 체험공간으로 활용되며, 커뮤니티활동 공간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도시정비의 한 요소로 놀이터의 변신을 기대한다.

이주영 울산연구원 미래도시연구실 연구위원·도시계획기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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