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다운 집으로]아이 넷 먹이기도 힘겨워 집장만은 언감생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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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다운 집으로]아이 넷 먹이기도 힘겨워 집장만은 언감생심
  • 차형석 기자
  • 승인 2021.12.03 00: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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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섯 식구가 살고 있는 도훈이네 집. 15평 남짓으로 여섯 식구가 살기에는 턱없이 작다.

도훈(가명·12세)이네 집은 올해 아이들 웃음소리가 넘쳐났다. 도훈이에게 두 명의 동생이 더 생기며, 4명이던 도훈이네 식구가 6명으로 늘었기 때문이다. 유치원생이 된 동생은 따뜻한 오빠 도훈이를 잘 따르며, 화목한 가정이 되어가고 있다.

그러나 도훈이네 가정에 갑작스러운 어려움이 찾아왔다. 아빠가 실직하게 된 것이다. 아빠는 최근 퀵서비스 일을 시작했지만, 일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소득이 거의 없는 상황이다. 일당 6만원 정도를 받고 있어 여섯 식구가 생활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경제적 어려움을 겪던 중 살고 있던 집이 경매로 넘어갔고, 결국 도훈이네 가족은 거주지에서 강제로 쫓겨나게 됐다. 도훈이 부모는 급하게 아이들과 지낼 집을 알아봤고, 보증금 100만원에 월세 30만원인 집을 구해 3개월 단기 계약을 했다.

도훈이네 가족이 모아둔 소득이나 재산이 없어, 보증금 마련이 쉽지 않아 3개월짜리 집이라도 우선 구한 것이다. 급하게 마련한 임시거주지는 49.5㎡(약 15평) 남짓해 6인 가구가 생활하기에 매우 좁은 상황이다.

빚도 늘어만 갔다. 도훈이 부모는 신용불량자가 될까 불안한 마음이다. 도훈이네 사정을 알게 된 관할 행정복지센터는 차상위 및 주거급여 신청을 해주었지만, 신청 결과가 나오기까지 2개월 가량 소요돼 선정 여부를 기다리고 있다.

이에 관할 행정복지센터는 주거 곤란 사유로 긴급생계비 및 긴급주거비를 지원받을 수 있도록 연계해 주었다. 급하게 구한 임시거주지도 집주인의 배려로 3개월 정도 거주 기간을 연장하게 되었지만, 조만간 집을 비워줘야 하는 상황이다.

어린 아이들을 양육하느라 일을 그만두었던 도훈이 엄마도 생계 전선으로 뛰어들었다. 어린 4남매를 양육하느라 고정적인 근로활동은 어려웠지만, 과거 근무 경력으로 일자리를 알아보았고, 한 달에 2~3번 정도 지인들이 도움을 요청하면 일을 나가는 등 생계에 보탬이 되고자 노력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불안정한 주거 문제 해결을 위해 여러 대안을 알아보았다고 한다. 도훈이네 가족은 LH 국민임대주택에 신청했고, 최근 입주대상자로 선정되었다는 연락을 받았다. 국민임대주택은 LH가 직접 건설해 무주택 저소득층의 주거 안정을 위해 제공하는 임대주택을 말한다.

시중 시세의 60~80% 수준으로 최장 30년까지 임대 가능해 안정적인 주거 환경 마련을 기대할 수 있는 제도이다. 이번에 도훈이네 가족이 선정된 국민임대주택은 전환보증금 제도를 활용해 임대보증금 950만원을 납부하면 입주할 수 있다.

도훈이네 부모는 현재 사는 임시거주지의 보증금 100만원을 비롯해 지인들에게 돈을 빌려 보증금을 마련하려고 했으나, 당장 생계가 어렵다 보니 주거비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임시거주지 퇴거 시기는 다가오고, 현실적으로 LH 국민임대주택 남은 보증금을 마련할 길이 없어 애만 태우고 있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

※울산지역 주거빈곤아동 주거비 지원 문의는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울산지역본부(052·275·3456) 혹은 QR코드로 접속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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