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미지근한 대응으로는 코로나 못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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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미지근한 대응으로는 코로나 못잡는다
  • 이재명 기자
  • 승인 2021.12.06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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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의 전국 확산세에 대응해 울산시가 4주간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수칙을 강화한다. 시는 6일부터 내년 1월2일까지 4주 동안 사회적 거리두기 일부 방역수칙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울산시의 이같은 조치는 정부의 특별방역대책에 따른 것이다.

시는 우선 백신 미접종자의 전파 차단을 위해 방역패스를 기존 유흥시설과 노래연습장 등 5종에서 식당·카페, 학원, 영화관 등 16종으로 확대한다. 또 사적 모임 인원 규모는 접종 여부와 관계없이 기존 12명에서 8명으로 축소한다. 식당·카페는 방역패스를 적용하되, 필수 이용시설 성격이 큰 점을 감안해 사적 모임 8명 범위 내에서 미접종자 1명까지를 예외로 인정한다.

그러나 정부의 이번 조치는 늦은 감이 있고 대책도 미지근하다는 지적이 많다. 그 동안 방역 전문가들이 누차 5차 대유행이 올 가능성이 높다고 제언했으나 정부는 이를 거부했다. 위드 코로나 정책이 시행된지 한달밖에 되지 않은 시점에 방역정책을 거꾸로 되돌린다는 것에 대해 큰 부담이 있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또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의 반발도 우려됐을 것이다.

그러나 하루 5000명이라는 상상할 수도 없는 확진자가 매일 쏟아지고 있는 판국에 기존의 정책을 계속 밀어부친다는 것은 자칫 돌이킬 수 없는 과오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이 가운데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는 3명이 늘어 누적 12명이 됐다. 감염경로로 구분하면 해외유입이 4명, 국내감염이 8명이다. 코로나19 확산 추세와 속도, 오미크론 변이 확산 등을 고려할 때 이번 대책만으로 유행이 끝날지 의문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5일 ‘경기 하강 신호 속 오미크론발(Omicron wave) 경착륙 리스크 직면’ 보고서를 통해 올겨울 코로나19 대유행 국면이 심각한 방역 위기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연구원은 코로나19 ‘5차 대유행’이 이미 시작됐다고 판단된다며 “겨울 대유행에 따른 소비 심리 악화와 ‘위드 코로나’ 기조의 후퇴가 있을 경우 2020년 상반기의 경제 충격이 재현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최근 확진자들이 쏟아지고 사망자가 속출하는 사이 카페와 식당 등에는 손님들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울산의 경우 연말 회식과 모임의 예약 취소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한편에서는 영업시간 제한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이번 조치에서 사적모임 인원을 줄였다고 하지만 여전히 웬만한 소규모 모임은 가능한 수준이다. 최선의 방역이 최선의 경제대책임을 결코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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