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챌린지융합관 건립을 위한 정부예산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았다. 유니스트는 지난 1월 챌린지융합관 건립계획을 수립하고 내년도 정부예산지원을 요청했으나 기획재정부의 반대로 사실상 실패했다. 설계비만 20억원에다가 추후 출연금이 급격하게 증가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정부가 지속적으로 예산을 투입하기가 어렵다는 말이다.
그런데 물꼬는 예상밖에서 터졌다. ‘울산 1호 벤처 창업가’라 할 수 있는 이준호 덕산하이메탈 회장이 지난 11월4일 사재 300억원을 기증하면서 그 중 일부를 청년벤처창업을 이끌어갈 챌린지융합관 건립에 써달라고 한 것이다.
이 회장의 조건 없는 기부는 국회를 설득했고 기재부를 움직였다. 울산지역 기업인이 지역에 있는 대학에 아무런 조건 없이 300억원을 기부하는 보기드문 일이 벌어지자 정부가 나서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정부는 내년 예산에 5억원을 편성했다. 일단 정부 예산이 투입되기 시작하면 챌린지융합관 건립은 시작된다. 총 예상사업비 450억원 가운데 국비 300억원, 이 회장의 기부금 가운데 150억원이 투입된다. 운영비도 국비로 충당하게 된다. 챌린지융합관은 2023년 착공해 2025년 준공할 예정이다. 이 회장의 ‘선한 영향력’이 국회와 정부를 움직이게 했고 울산의 미래를 향해 성큼 한 걸음 나아가는 디딤돌을 놓은 것이다.
이용훈 총장은 그의 대학경영 에세이집 <퍼스트 무버, 유니스트>에서 “유니스트 교수들이 창업에 성공하는 것을 보면 교원 창업에 관한 우리만의 특별한 방정식을 만들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그것이 유니스트가 울산, 더 나아가 국가에 기여하는 길”이라고 적고 있다. 동남권 청년창업의 메가를 꿈꾸는 챌린지융합관의 성공은 결국 국토균형발전과도 직접적으로 연결된다. 청년들이 지방도시에서 성공적인 삶을 살 수 있게 하는 지름길이 바로 성공적인 창업이다. 정부는 챌린지융합관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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