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시론]내년까지 이어지는 코로나 시대,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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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시론]내년까지 이어지는 코로나 시대,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 이재명 기자
  • 승인 2021.12.08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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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성현 울산병원 이사장
지난주 필자는 3차 접종, 소위 말하는 부스터샷을 병원 전직원과 함께 접종했다. 팔이 조금 아픈 것 외엔 특별한 통증은 없었지만, 앞으로 이런 백신을 얼마나 더 오래 맞아야 할 것이며 당장 내년은 어떻게 될까 하는 궁금증이 많이 들었다.

현재 코로나 이슈에 대한 세계적 관심사는 치료제 개발과 바이러스의 변이다. 치료제는 아직 개발 중이니 결과를 기다릴 뿐이지만, 며칠전부터 언론에 오르내리는 변이종 오미크론은 정보가 거의 없는 만큼 관련 소식이 나올 때마다 사람들에게 불안감을 주고 있다. 조심스런 이야기지만 오미크론과 관련해 현재 나와있는 정보와 일부 전문가들의 전망으로만 볼 땐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상황이 좋아질 수도 있어 보인다. 중증화 비율 및 증상이 기존 델타 변이에 비해 가벼운 것으로 파악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발원지로 파악되는 남아공에서는 전체 코로나 환자 중 오미크론 변이가 70%를 넘어서서 새로운 우세종으로 올라서고 있다. 만약 변이 자체가 계속 이렇게 중증도가 낮은 방향으로 간다면(숙주와의 공생 및 자연선택 원리를 생각해 보면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니다)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란 병 자체가 가벼워지는 쪽으로 변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은 그저 낙관적인 전망일 뿐이기에, 거시적인 이야기를 논하기보단 우리나라 현상황에서 필요한 것들을 찾는 게 현실적이다.

위드코로나라고는 하지만 필자는 이 역시 완화된 거리두기 단계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여기서 단계를 다시 강하게 올리는 건 사람들의 저항 때문에 쉽지 않을 듯하고(우리 국민들은 그동안 정말 놀라울 정도의 인내력을 보였다) 경제악화 및 자율성 침해와 늘어나는 확진자 수, 부족한 병상수 사이에서 이견이 오가는 가운데 그에 맞춘 적당한 줄다리기 정도로 왔다갔다 하지 않을까 싶다. 방역 강화가 없다는 걸 전제로 하면 현재 코로나 대응과 관련된 가장 큰 사안은 전담병상이다. 코로나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현재 70~80% 정도에 달한다.

아직 100%가 아니니 남은 게 아니냐고 할 수도 있지만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감염에 특히 신경써야 하기에 해당 병상을 커버하는데 들어가는 노력은 일반 병상의 몇배에 달하며 전국의 의료기관에는 그럴만큼 인력이 충분치 않다. 더하여 코로나 중환자 병상을 커버하는 동안 다른 중환자 병상을 희생해야 하는 상황이 오기도 하므로 전체적인 중환자 의료의 대처 역량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중환자 병상을 포함한 코로나 병상 자체가 여의치 않기에 정부에선 확진자 관리를 재택치료 중심으로 전환한다고 발표했는데, 재택치료는 사실 치료라기보다 경증환자의 대기, 관찰에 가깝다.

증상이 심하지 않다면 무슨 문제이겠냐 싶지만 경증에서 중증으로의 전환 여부를 의료진이 없는 상태에서 판단하기가 여의치 않다는 것이 맹점이다. 그래서 현재 몇몇 대형병원들에서 원격으로 재택치료자들을 모니터링하는 재택치료 모니터링 상황실이 운영되고 있는데 앞으로 이같은 진료체계가 더 발전하여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 섣부른 말일지 모르겠지만 코로나 사태가 지속될수록 진료실의 프로세스 중 일부는 이런 형태로 굳어질 수도 있다고 본다.

요약하면, 현재 우리나라의 백신접종률은 꽤 높은 상태이고 그 이상 혹은 유지가 가능해 보이기에 당장 내년엔 예방보다도 걸렸을 때의 대응이 더 중요하다. 그 방향은 크게 두가지로, 코로나 전담병상 확대 및 그에 대한 지원과 재택치료 모니터링의 역할 강화가 중점일 듯하다.

울산의 상황은 어떨까. 울산은 수도권이나 타 광역시에 비해 환자가 적은 편이다. 물론 방역수칙을 잘 지키는 울산시민들의 노력도 있겠지만, 아직까진 운이 좋다고 해야 할 듯하고, 언제든 상황이 안 좋아질 수 있다고 보고 대비하는 게 맞는 방향이다. 전담병상과 재택치료 모니터링 중 우선순위를 둔다면 전담병상이기에, 유관기관들에서 상황에 맞춰 적절한 대응책을 준비해야 할 것이다.

임성현 울산병원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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