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의시각]화합 사라지고, 갈등만 남은 울산시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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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의시각]화합 사라지고, 갈등만 남은 울산시의회
  • 이형중 기자
  • 승인 2021.12.20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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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형중 정치부 차장

민의의 전당으로 거듭나겠다는 울산시의회가 결국은 올해 마지막 12월 회기에서도 여야간 ‘화합과 협력’이 아닌 ‘대립과 마찰’ 로 얼룩졌다. 최근 1주일여간 울산지역의 주요 정치 뉴스는 시의회내의 ‘몸싸움’ ‘고성’ ‘난장판’ ‘사퇴하라’ 등으로 도배되다 시피했다. 그러는 사이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야당인 국민의힘간 당대당 갈등은 폭발수준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여야를 떠나 동료의원들을 화합의 장으로 이끌어 내기 위한 유화적인 제스처는 어디에도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의사당 안팎으로는 “마치 폭풍전야 같다” “적막감 마저 감돈다” 등 우려의 시각이 흘러나올 뿐이다.

정치적 이해관계를 떠나 내년 1월 ‘지방의회 인사권 독립’을 앞두고 어느때보다 의회의 위상강화에 대한 기대심리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의회 스스로 불협화음으로 귀결되는 구태 의회의 모습으로 회귀했다는 비판을 면치 못하게 됐다. 분명 어떤 현안에서든 정당간, 의원 개인간 의견차이가 생길 수 있다. 그렇다고 이럴 때마다 충돌하고 물리적 대응으로 맞서야 하겠는가. 안그래도 시민들은 코로나로 지칠 대로 지쳐있다. 생존을 위해 벼랑끝으로 내몰리는 등 벅찬 날들의 연속이다. 희망의 불빛을 보여주는 행동 하나하나에도 아쉬운 판인데, 시민들은 무슨 잘못(?)으로 이런 장면을 고스란히 지켜봐야 만 하는가.

그러고 보니 최근 시의원들의 행동에서 감동적인 장면은 기억나는게 거의 없다. 역대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고 자평하는 의회내 의원연구단체 모임도 대부분 여당은 여당끼리, 야당은 야당끼리 갈라져 있다. 몇해 전 원구성 과정에서 빚어진 불협화음에 대해 대외적으로 시민들에게 머리 숙여 사죄, 갈등종식을 선언한 한 기초의회나 의정활동의 최고과제로 상생과 단결·소통을 천명하고 화합의 정치에 매진하고 있는 또 다른 지방의회 등을 떠올리면 울산시의회가 한층 초라해진다.

재차 얘기하지만 그리 대단한 장면을 기대하는 게 아니다. 의원간 화합하고 오롯이 시민들의 삶의 질 향상, 미래의 주역인 아이들에게 희망의 정치를 보여주는 그런 일하는 모습을 보고 싶을 따름이다. 의회 내 정당간 의견조율에 대한 정치력까지 더해지면 얼마나 좋겠는가.

행정사무감사 우수의원 선정에 여야 편가르지 말고 여당은 야당에게, 야당은 여당에게 꽃다발을 전해주며 축하의 인사를 건네는 장면이 그리 어려운 일인가. 광역의회 가운데 하위권(5등급 중 4등급)에 머문 울산시의회의 청렴도도 상위권으로 끌어올려야 되지 않겠는가.

7대 의회가 역대 의회 중 건의안, 결의안, 시정질의, 서면질문 등 왕성한 의정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스스로 자부하고 있는 만큼 이번 갈등도 여야간 통큰 협의로 손을 맞잡고 화합하겠다는 장면은 지나친 기대감일까.

선진국에서 의회는 ‘논리의 싸움터’다. 오로지 냉철한 논리만을 갖고 싸우기 위해 의원은 일반인보다 엄격한 규칙을 준수하며 이를 어기면 강력한 조치가 뒤따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제 울산시의회도 ‘갈등의 싸움터’에서 벗어나 ‘정책의 싸움터’로 변해야 한다. 지방의회 부활 30주년을 맞고 내년에 양대 중요선거를 앞둔 지금이 바로 그때다.

이형중 정치부 차장 leehj@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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