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단체와 기초단체 사이는 현실적으로 상하관계나 다름없다. 광역단체가 일방적으로 지시를 하거나 기초단체가 허리를 굽히며 지원을 요청하는 것이 통상적이다. 때론 지시와 요청의 과정에서 의견이 엇갈리거나 감정싸움도 생겨서 원만하지 못한 관계가 형성되기도 한다. 특히 인사 교류와 공공시설 유치 등과 관련해서는 심각한 갈등이 야기될 때도 있다. 민선 7기 들어서도 이같은 갈등이 적잖이 발생했고, 지금도 깨끗이 해소됐다고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광역단체와 기초단체가 공식적으로 정책공조를 시도한 것은 바람직하다.
이번 공동정책발표에서 울주군에서는 이선호 군수가 일자리, 정주도시, 생활편리, 건강복지, 관광역사문화에 대한 계획을 내놓자 송시장은 남부권역세권 개발, 서생해양관광단지 지정, 부유식해상풍력클러스터 조성, 첨단게놈바이오헬스산업단지 조성 등을 핵심선도사업으로 내놓았다. 북구에서는 이동권 청장이 정원도시조성, 강동권해양관광휴양도시, 친환경모빌리티산업 등을 제시하고 송시장은 여기에 더해 북울산역 일원 신성장 거점 조성, 간선순환도로 조기 준공과 교통망 개선 등을 약속했다. 중구에서는 박태완 청장이 첨단산업단지 조성, 보편적 복지, 정원·여행·십분도시 추진계획을 내놓았고 송시장은 구체적으로 혁신도시 활성화, 함월공원 조성, 공공체육시설 확충 등을 제시했다. 기초단체의 정책발표에 덧붙여 울산시가 함께 추진하거나 지원할 정책을 내놓은 것이다. 이는 시가 각 기초단체의 정책을 충분히 검토했을 뿐 아니라 기초단체를 시정의 중심에 두겠다는 강한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지방분권시대를 맞아 광역-기초단체의 새로운 관계정립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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