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남구의 소상공인을 위한 군불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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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남구의 소상공인을 위한 군불때기
  • 경상일보
  • 승인 2021.12.30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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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용학 울산 남구청 소상공인정책 주무관

울산 남구는 코로나19로 경영위기에 몰린 소상공인을 지원하고 민생경제 활력 회복을 위해 지난 7월 소상공인진흥과를 신설했다. 기초지자체 단위에서 소상공인 업무가 많지 않고 실효성 있는 정책 실행도 어려워 전담조직이 불필요하다는 일부 우려의 시선도 있었다. 하지만 남구는 이런 우려를 보란 듯이 일축하고 가시적 실적과 부서신설 효과를 보여주고 있다. 소상공인과의 접점인 민생현장에 있는 기초지자체에서 가장 필요한 부서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한다.

신설 부서가 먼저 한 일은 소상공인 지원을 위한 체계적 지원 시스템 정비였다. 중소벤처기업청, 소상공인진흥공단 등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각급 기관과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또 통계자료 및 공모사업 정리, 관련조례 정비 등 행정·제도적 기반을 조성하고 부서장을 중심으로 전 직원이 하나로 뭉쳐 다양한 소상공인 진흥 사업을 펼치고 있다.

우선순위 사업은 소상공인 체감형 지원책이었다. 경영안정자금 300억원 융자를 시작으로 1만여 업소에 안심콜 출입관리 서비스를 지원하고 5000여 업소에는 통신비를 지원했다. 163개 업소의 입식좌석 전환, 100개가 넘는 노후 점포의 시설 개선, 숙박업소 환경 개선 등도 이어졌다. 소상공인 자녀 12명에게는 장학금 200만원씩을 지급했다.

코로나 대응과 피해회복 지원도 급선무였다. 남구 공약사업인 코로나19 위기대응 민관합동 TF팀 운영으로 현장에서 소상공인의 고충을 직접 청취하고 해결방안을 모색해 나가고 있다. 거리두기 손실회복을 위한 보상 전담창구를 운영 중이고 방역 물품을 나눠주며 소상공인을 응원하는 범구민 골목상권 활성화 캠페인도 연말까지 진행한다. 태풍 오마이스로 설상가상 피해를 본 업소 56곳에 재해구호기금 1억원도 지원했다.

소상공인 자립역량을 키우는 데도 신경썼다. 110개 점포에 맞춤형 경영 컨설팅을 실시했고 사회적경제 창업 아카데미와 원데이 클래스 등 역량강화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또 정부와 울산시·남구의 소상공인 지원책을 설명하는 홍보물을 제작해 쉽게 활용하도록 안내했다.

골목상권 활성화 성과도 나왔다. 지난 8월 무거현대시장과 수암회수산시장을 울산 최초 골목형 상점가로 지정한 게 대표적이다. 이 덕에 정부와 지자체 지원 사각지대였던 이곳에 시설·경영 현대화 사업 지원과 각종 공모사업 신청 자격이 주어졌고 70개 점포에서 온누리상품권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이어 시설 현대화를 위한 교부금 9억원을 확보해 사업에 탄력을 붙였다. 또 공업탑 인근과 삼호동에 추억의 고교시절 및 삼호곱창 특화거리를 조성하는 설계용역을 추진 중이며 콘텐츠 확보 및 홍보를 위한 고교시절 사진 공모전과 전시회도 열었다.

지속가능한 골목상권 활성화 방안을 찾기 위해 전문가 의견을 듣는 데도 소홀하지 않고 있다. 이를 위해 권역별 상권 활성화를 모색하는 골목상권 분석 및 소상공인 실태조사와 삼호철새마을, 곱창거리, 궁거랑, 바보디자인거리의 상권 벨트화로 태화강국가정원에 관광객을 유입하고 침체된 상권의 해답을 찾는 삼호무거권 상권 활성화 용역도 수행하고 있다.

이런 노력의 결과 감사의 말을 전하는 소상공인도 늘고 있다. 소상공인 지원 정보를 얻게 돼 고마워하는 자영업자를 비롯해서 장학금 지급, 안심콜 지원, 입식좌석 개선 등의 시책이 도움이 됐다는 얘기도 들려온다. 물론 지자체의 노력만으로 경기 흐름 자체가 뒤바뀌기는 힘들다. 하지만 아궁이에 불을 땔 때 처음엔 아랫목에서부터 온기가 느껴지다가 방 전체로 퍼져나가듯 소상공인 진흥을 위한 군불때기가 시작된 뒤 좁게나마 미지근한 온기가 감지되고 있다는 게 중요하다.

내년 남구 구정 운영 첫 순위는 민생경제와 일상회복 지원이다. 소상공인진흥과는 다양한 소상공인 지원 사업으로 골목상권에 온기를 불어넣고 이것이 일자리 창출과 경기활성화로 이어지도록 군불때기에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마른장작의 역할은 소상공인진흥과를 포함한 우리 모든 공직자의 몫이 아니겠는가.

권용학 울산 남구청 소상공인정책 주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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